[전훈 캠프를 찾아서] 하루 11시간 구슬땀…스타? 모두가 훈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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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2일 07시 00분


■ 美 올랜도 RNY 골프인스티튜트

최나연도 실수하면 코치 불호령
스윙-라운드-웨이트 일정 빡빡

김송희 문현희 등 19명 단체훈련
격려·조언하며 시너지효과 톡톡

미국 올랜도 인근 리유니언 골프장에 마련된 RNY 골프인스티튜트 훈련 캠프에서 동계훈련 중인 19명의 골퍼들이 환한 표정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미국 올랜도 인근 리유니언 골프장에 마련된 RNY 골프인스티튜트 훈련 캠프에서 동계훈련 중인 19명의 골퍼들이 환한 표정으로 단체 사진을 찍었다.
프로골퍼에게 겨울은 새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3개월을 얼마나 알차게 보내는가에 따라 스코어카드에 기록될 숫자도 달라진다.

프로들의 동계훈련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국내에서 휴식으로 대체하기도 하고 따뜻한 해외로 나가 땀을 흘리기도 한다. 어떤 게 효과적인지는 자신만이 안다. 목표를 향해 뜨거운 태양과 씨름하고 있는 RNY 골프인스티튜트의 전지훈련 캠프를 찾았다.

○주니어도 프로도 캠프에선 훈련생

“조금 더 왼쪽을 봐, 그래 거기야!”

“퍼펙트, 나이스 샷!”

조금만 실수하면 코치의 불호령이 떨어지고 좋은 샷이 나오면 칭찬이 쏟아진다. 어느 훈련캠프에서나 볼 수 있는 진지한 풍경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인근의 리유니언 골프장에 마련된 RNY 골프인스티튜트 훈련 캠프에는 19명의 선수가 모여 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도 있다. LPGA 상금왕과 베어트로피를 수상한 최나연(24·SK텔레콤)과 절친 김송희(23·하이트), 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문현희(29)와 조윤지(20·한솔), 이정민(20·삼화저축은행), LPGA 투어에서 뛰는 박희영의 친동생 박주영(20·하나금융그룹)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스타집결장이다.

어디가도 대접받을 스타들이지만 훈련장 안에서는 스타가 아닌 훈련생일 뿐이다. 하나라도 더 배우고 익히기 위해 똑같이 땀을 흘린다.

RNY 김영재 수석코치는 “주니어부터 프로선수들까지 다양하게 캠프에 합류해 있지만 이곳에선 모두가 훈련생이다. 12월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훈련으로 힘들어하는 선수도 있지만 모두 한국으로 돌아갈 때 만족할 결과를 안고 가기 위해 운동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이 트기 무섭게 시작되는 훈련은 해가 떨어질 무렵 끝이 난다. 오전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무려 11시간 동안이나 계속된다. A, B 그룹으로 나뉜 선수들은 오전에 퍼팅,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쇼트게임, 벙커 샷 등 스윙 위주의 훈련을 하고 오후엔 각자 팀을 이뤄 18홀 라운드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날그날의 훈련 성과를 컴퓨터에 입력해 데이터로 만들고, 저녁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근력 운동을 실시한다. 매주 1회 이상은 멘탈과 게임 전략 등 이론 교육도 받는다. 쉴 틈 없는 빡빡한 일정이다.

○선후배의 우정으로 시너지 효과

RNY 전지훈련 캠프에선 특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선배와 후배들이 함께 어우러져 훈련하는 모습이다. 특히 프로를 꿈꾸는 주니어 선수들에게 프로 선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경험에서 나온 선배들의 말 한 마디는 100만 달러짜리 레슨보다 더 값지다.

선배들도 후배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다. 김송희의 어머니 김인순 씨는 “송희가 올해처럼 열심히 연습하는 걸 처음 봤다. 작년에는 연습하러 나가는 모습이 그렇게 밝지 않았는데 올해는 후배들과 함께 훈련해서 그런지 표정이 밝아졌다”고 했다.

단체 훈련의 효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크다. 로빈 사임스 코치는 “10여 명의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다보니 서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후배들은 선배들에게 한 마디 조언을 듣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고, 선배는 후배들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더 열심히 한다.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K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이정민은 “선배들이 조언도 해주지만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빡빡하게 짜여진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의 표정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서로 힘이 되기 때문이다.

올랜도(미 플로리다 주)·글·사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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