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11년 국가대표’ 은퇴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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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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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짐도 훌훌 털어내고… 잘가요! 우리의 캡틴“축구에서 배웠습니다… 한국인의 희생정신, 끈기 그리고… 인생을”

《“축구에서 한국인의 희생정신, 포기할 줄 모르는 끈기와 인생을 배웠습니다.”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한국인의 정신’을 가장 큰 교훈으로 삼고 국가대표팀을 떠났다. 박지성은 3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날로 대표팀 활동을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2000년 4월 아시안컵 1차 예선 라오스전에서 처음 국가대표로 나선 지 11년 만이다.》

기자회견장에는 수백 명의 기자와 팬이 몰려들었다. 큰 무대에 많이 서 본 박지성도 “내 축구 인생 최대의 기자회견”이라고 할 만큼 취재 열기는 뜨거웠다.

박지성은 한국과 영국을 오가는 데 따른 체력적인 부담을 은퇴 이유로 들었다. 박지성은 자신의 미드필더 후계자감으로는 손흥민(19·함부르크)과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을 꼽았다.

○ 2014 브라질월드컵? 지금은 복귀 생각없어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처럼 국가대표 은퇴 후 월드컵 등 큰 무대에서 다시 뛸 수도 있는가.

“만일 대표팀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나간다면 그건 당연히 그 과정에서 뛴 선수들의 공이 되어야 한다. 그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복귀할 생각이 없다. 동료들과 팬들이 봤을 때 그라운드에서 믿음을 주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한다.”

○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한일 월드컵

―아직 젊다. 은퇴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또 뒤를 이을 재목은 누구라고 보는가.

“지금 내가 은퇴해야 다른 선수들이 2014년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했다. 내 포지션(미드필더)에 관해서 본다면 손흥민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본다. 또 김보경 선수는 남아공 월드컵과 이번 아시안컵에서 함께했다. 두 선수가 기대된다.”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할 것인가.

“최소한 3, 4년은 뛸 것이다.”

―11년 대표팀 생활 동안 가장 기뻤거나 아쉬웠던 순간은….

“가장 기뻤던 순간은 처음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이번 아시안컵이다.”

○ 부상 없었더라면 대표생활 더 했을 것


―자선경기를 준비하고 있다던데….

“대표팀을 은퇴하지만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보답하고 싶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라는 더 큰 테두리에서 자선경기를 하고 싶다.”

―축구에서 인생을 느꼈다면….

“한국대표팀에서 활동하는 동안 희생정신과 포기할 줄 모르는 정신을 배웠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 그건 축구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생활 모습에서도 보인다. 한국인의 그런 부분이 축구에도 반영됐고 그것이 한국 축구의 가장 큰 특징과 장점이 됐다.”

―유럽과 한국을 오가면서 너무 몸을 혹사한 것은 아닌가.

“부상이 없었다면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도 대표팀 생활을 더 이어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한국과 유럽은 거리가 멀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지만 후회는 없다. 체력적인 문제로 떠난다는 자체가 개인적으로 큰 아쉬움이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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