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만원 아낀 롯데, 더 큰 걸 잃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월 21일 07시 00분


■ 롯데의 상처뿐인 영광
간판타자와 씻을수 없는 감정의 골
9구단 반대 이어 또 비난여론 예고

롯데가 20일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연봉조정위원회에서 승리했다. 금전적으로는 ‘득’이다. 그러나 오히려 ‘실’이 많았다는 평가다. 비록 이겼지만 상처뿐인 영광만 남았다.

일단 구단과 선수간 어쩔 수 없이 감정의 골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지난 시즌 타격 7관왕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그럼에도 롯데는 한 팀을 떠나 한국프로야구의 간판타자와 연봉 문제로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이것은 비단 이대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롯데 선수단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대호가 총 3차례의 연봉협상에서 물러서지 않은 이유는 “돈이 아닌 자존심”이었다. 이에 대해 롯데는 원칙론만을 내세우며 맞섰다. 물론 7000만 원이 적은 돈은 아니고, 구단 입장에서 모든 선수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이대호는 ‘상징성’이 있는 선수다. 그가 가지는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롯데가 연봉조정과정에서 상징적인 선수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것은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

구단이 선수 개인과 아옹다옹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업 이미지도 실추됐다. ‘2011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는 만큼 팀 중심타자와 잡음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롯데는 이미 9구단 창단에 반대하는 바람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대호의 연봉 문제까지 겹쳐 야구팬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KBO 역시 ‘9구단 창단을 위해 롯데 편을 들어준 게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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