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휴식기간에도 자율훈련 “올해만큼은…” 4강 희망가

  • Array
  • 입력 2011년 1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종훈 감독 “들러리 안될 것”

LG는 프로야구 8개 팀 중 가장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2002년을 마지막으로 지난해까지 8년간 가을 잔치의 들러리였다.

신사 이미지의 박종훈 LG 감독(사진)은 13일 인터뷰 내내 “쪽팔린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자주 썼다. “당구 못 치고 술 못 먹고, 잘 못 노는 건 부끄러운 거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야구 못한 것은 창피한 일이다. 선수들에게도 ‘더 쪽팔리진 말자’는 얘기를 자주 한다”고 했다.

스토브리그의 큰손이었던 LG는 이번 오프시즌에는 다른 팀에서 선수를 데려오지 않았다. 외부에서의 보충 대신 내부 보강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진주 마무리 훈련에 이어 11월과 12월에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마무리 캠프를 실시했다. 5일부터는 투수와 포수들이 사이판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 야수들은 16일 일본 오키나와로 떠난다.

박 감독은 “77일간의 마무리 훈련은 나도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발전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다. 녹록잖은 스케줄이지만 선수들의 태도 변화에서 희망을 느낄 수 있다. 시즌 전까지 모든 선수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같은 노력이 과연 결실을 볼 수 있을까. 올 시즌 전망을 묻자 박 감독은 “4강을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프로 종목 가운데 야구는 유일하게 전년도 꼴찌 팀이 우승할 수 있는 종목이다. 우리 팀엔 잠재력이 큰 선수가 많다. 다만 몇 년째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그 잠재력이 폭발할 계기를 만들지 못했을 뿐이다”라고 했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휴식 기간 중 자율적으로 잠실구장에 나와 훈련을 하는 선수는 서너 명에 불과했다. 올해는 선참 이병규(등번호 9번)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선수가 나와 훈련을 했다. 특히 이병규는 가장 먼저 구장에 나와 가장 늦게 집에 들어가며 모범을 보이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엔 박명환이 잘해 준다면, 용병이 잘해 준다면 하는 ‘if(∼한다면)’가 너무 많았다. 올해는 이 단어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현재 보직이나 포지션 등은 모든 게 백지다. 시즌 시작 직전 가장 상태가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간다. 올 시즌 야구 판도에 기가 막힌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