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도 못올려 준다고?” 류현진 자존심 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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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7일 07시 00분


한화 연봉협상 한파…주전 대부분 미계약
23연속 QS 팔이 빠져라 던졌건만…

류현진. 스포츠동아DB
류현진. 스포츠동아DB
류현진(사진) 박정진 신경현 최진행 정원석 이대수. 지난 시즌 한화의 주전 선수들이다. 하지만 2011년 연봉 계약 소식을 전해 온 선수는 아무도 없다. 협상 테이블에 몰아친 한파 때문이다.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당연히 돈 보따리를 풀어놓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지난해에도 8개 구단 평균 연봉 최하위(5200만원)였다. ‘대박’을 기대한 선수는 애초에 별로 없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한화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에이스 류현진과의 협상부터가 험난하다. 늘 구단의 제시액을 흔쾌히 받아들였던 그가 두 차례 만남에서 말없이 돌아섰다.

인상액이 1억원에도 못 미쳐서다. 연봉이 2억7000만원인 류현진은 시즌 개막 직후 23경기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해냈고, 192.2이닝을 던지면서도 12년 만에 1점대 방어율(1.82)을 기록했다. 한화 승수(49승)의 3분의 1이 류현진의 몫이었다. 2009시즌 13승을 올리고도 팀 성적 때문에 단 3000만원만 올려 받았던 류현진으로서는 수긍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른 선수들의 박탈감은 더 심하다. 3000만∼3700만원 사이의 저액 연봉자가 많아서다.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올린 박정진 최진행 정원석 등도 포함된다. 구단은 “한 해 성적만으로는 많이 올려 줄 수 없다. 세 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했다”는 입장. 그러나 원래 연봉이 적으니 실질적인 인상액은 크지 않다. 또 투·타 고과 3∼4위부터는 더 힘들어 진다. 대부분 100∼200만원 정도의 인상안을 받아 들었다.

선수들은 “연봉 100∼200만원 인상은 사실상 삭감이나 마찬가지다. 협상이 아닌 통보라 어떻게 해볼 도리도 없다”며 볼멘소리다. 8일 하와이 전지훈련 출발을 앞둔 한대화 감독의 속도 타 들어가기는 마찬가지. 점점 고조되는 갈등 속에 한화 선수단의 어깨가 잔뜩 움츠러들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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