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현 “악! 다리에 경련이…” 금메달 놓칠뻔 했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7시 00분


온몸 도약후 경련 한동안 모래판서 고통, 실격 위기…겨우 몸 굴려 경기장 나와

멀리뛰기 태극남매의 반란이다. 23일 여자 멀리뛰기에서 정순옥(27·안동시청)이 한국 육상의 첫 금메달 물꼬를 텄다. 그리고 하루 뒤인 24일 남자 멀리뛰기에서 김덕현(25·광주시청)이 육상 2번째 금메달로 화답했다. 숨 죽였던 한국육상에도 함박웃음이 터졌다.

김덕현은 남자 육상 도약의 지존. 지난해 하계유니버시아드 멀리뛰기에서 8m20으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주 종목은 세단뛰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세단뛰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래서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따낼 것으로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투혼의 금메달이어서 감동은 더했다.

24일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육상 멀리뛰기 결선에 나선 김덕현은 1차시기에서 실패했다. 2차 시기에서 7m95. 그리고 3차와 4차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그 사이 중국의 수시옹펑은 2차 시기에서 8m05를 기록하며 앞서나갔다.

5차시기. 혼신의 힘을 다해 도약한 김덕현은 모래를 파도처럼 쓸어내며 시원하게 착지했다. 그러나 그는 일어서지 못했다. 갑자기 다리에 경련이 일어난 것. 표정은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착지 후 모래판을 벗어나지 않으면 실격되기에, 그는 몸을 굴려 가까스로 경기장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그리고는 누워서 전광판을 확인했다.

8m11.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에는 9cm가 모자랐지만 올 시즌 최고기록. 수시옹펑을 6cm차로 제치고 1위로 나서게 되자 그는 근육통도 잊고 누워서 환호했다. 부담감을 가진 수시옹펑이 5차와 6차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김덕현은 6차시기에 도전하지 않고도 우승을 확정하고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태극기를 등에 두르고 광저우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김종일이 우승한 뒤 24년 만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대회에서 금 2, 은 2, 동 4개를 목표로 삼았다. 금메달 2개도 여자 100m 허들 이연경(29·안양시청)과 남자 경보 20km 김현섭(25·삼성전자)에게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멀리뛰기에서 이미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면서 목표치를 더욱 높게 잡을 수 있게 됐다.

김덕현은 26일 주종목인 세단뛰기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남자 110m 허들에서 박태경(30·광주시청)은 결승에서 13초48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2년 전 이정준이 작성한 한국기록을 0.05초 앞당기는 한국신기록을 세웠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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