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코치 “윤석민 뒤에 불펜 전원 대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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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7시 00분


■ 김시진 코치가 밝힌 결승전 비화

“담 걸린 윤석민 OK 사인에 휴∼
매번 최상·최악 시나리오 대비”

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1일 오후 인천국제 공항을 통해 금의환향 했다. 김시진 대표팀 코치 (넥센 히어로즈 감독).
아시안게임에서 8년 만에 정상을 탈환한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1일 오후 인천국제 공항을 통해 금의환향 했다. 김시진 대표팀 코치 (넥센 히어로즈 감독).
21일 대표팀과 함께 금의환향한 김시진 투수코치(넥센 감독·사진)가 19일 대만과의 결승전 후일담을 전했다. “최상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경기에 임해서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결승전에서는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갔다.

이날 선발 류현진이 4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고, 그 뒤를 맡아줘야 할 윤석민이 담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만약 우리가 2∼3점 정도 리드하지 못하고 있었더라면 투수운용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당시 고충을 토로할 정도였다.

윤석민의 몸 상태가 가장 큰 문제였다. 도핑테스트 때문에 함부로 약을 먹거나 주사를 투여할 수 없는 상황. 결승전 아침까지 트레이너와 윤석민의 몸을 풀어주면서 그 와중에 머릿속으로 새로운 투수운용안을 그리기에 바빴다. 그러나 다행히 윤석민이 경기 전 캐치볼 후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고 류현진에 이어 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윤석민이 등판한 후에도 좌불안석이었다. 불펜에 봉중근 안지만 정대현 송은범까지 대기시켜놓고 추이를 살펴봤다. “(윤)석민이한테 고맙죠. 투수들이 다 고생했어요. 부산훈련 11일 중에 돌아가면서 7번씩 피칭을 시켰거든요. 선수들 컨디션을 올리려고 조 감독과 의도적으로 독하게 훈련시켰어요. 힘들었을 텐데 잘 따라와줘서 그게 고마워요.”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보다 더 가슴 졸였을 김 감독. 금메달을 건 후에도 다소 굳은 얼굴로 한국 땅을 밟은 그의 얼굴에는 그제야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

인천국제공항|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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