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서울… 10년 만의 ‘서울 찬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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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우 종료 3분 전 결승골, 연고 이전 첫 정규리그 우승, 제주는 무승부로 2위에 만족

1-1 상황. 종료 시간까지 10여 분 남았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FC 서울 선수들은 물론이고 넬로 빙가다 감독도 마찬가지. 선수대기석 뒤 관중석으로 공이 나갔다. 빙가다 감독은 뛰어가 공을 직접 받아 그라운드로 던졌다. 초조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대전 시티즌의 K리그 마지막 경기. 선두 서울은 승점 59점으로 2위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58점)와는 승점 1점 차. 이 경기에서 이긴다면 제주와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다. 유리한 상황이지만 방심할 수 없었다. 제주가 이기고 서울이 비긴다면 우승은 제주의 몫이 된다. 전반 3분 정조국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22분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분위기는 대전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다급해진 마음만큼 경기는 잘 풀리지 않았다. 후반 수차례 슛 기회를 잡았지만 공은 허공을 날거나 골문 옆 입간판만을 때렸다.

경기 종료 3분을 앞둔 후반 42분 서울 김치우가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혼전 상황에서 페널티 지역 가운데 있던 김치우에게 공이 흘러나왔고 김치우는 침착하게 공을 낮게 깔아 골문 왼쪽을 노리고 찼다. 대전 골키퍼 최은성이 몸을 날렸지만 이미 공은 네트를 흔들었다. 승리를 확신한 김치우는 물론이고 서울 선수들은 모두 빙가다 감독에게 달려가 서로 얼싸안았다.

서울의 2-1 승리. 서울은 2004년 안양에서 연고지를 이전한 뒤 처음, 2000년 안양 시절 이후 10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또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은 물론이고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확보했다. 특히 서울은 이날 경기까지 이번 시즌 치른 18차례 홈경기에 48만9638명의 관중이 찾아 2008년 수원이 세웠던 역대 한 시즌 홈경기 최다 관중(포스트시즌 포함 21경기·46만9917명) 기록도 경신했다. 서울은 챔피언결정전 홈경기에 1만362명 이상만 입장하면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50만 관중도 돌파한다.

막판 역전 우승을 노리던 제주는 전반 16분 인천이 한 명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에 있었지만 골을 터뜨리지 못해 2위에 만족해야만 했다. 전북 현대는 수원 삼성을 5-1로 대파하고 3위(승점 51점)로 리그를 마쳤다. 승점 47점으로 나란히 4∼6위에 있었던 성남 일화, 울산 현대, 경남 FC는 이날 성남과 경남이 2-2로 비기고 울산이 광주 상무를 2-1로 이기며 울산이 4위(승점 50점), 성남 5위(승점 48점·골 득실차 +20골), 경남 6위(승점 48점·+9골)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한편 유병수(인천)가 22골로 득점왕에, 구자철(제주)이 11도움으로 도움왕에 각각 올랐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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