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골프 시즌 4승… 성공시대 연 안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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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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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g 감량… 고기 대신 야채만 먹었죠”

동아일보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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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요즘 ‘빨간 머리 안’으로 불린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안선주(23·사진) 얘기다. 지난주 머리카락 끄트머리를 붉게 물들였다. 일본 언론에서 동화 제목을 빗대 별명을 지어줄 만큼 관심이 많아졌다. “만화영화 주인공이 된 것처럼 실감이 나지 않아요. 골프는 장갑 벗어봐야 안다잖아요. 계속 열심히 해야죠.”

올 시즌 일본 투어에 데뷔한 안선주는 4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안으며 상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신인상뿐 아니라 한국 선수 최초의 상금왕도 유력하다. 17일 끝난 후지쓰 레이디스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한 안선주는 18일 도쿄 이케부쿠로의 집에서 모처럼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일본에 와서는 그저 1승만 하자고 했는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정말 몰랐다”는 안선주는 일본에서 골프 인생의 전성기를 맞게 된 이유로 혹독했던 겨울 훈련을 꼽았다.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해지면서 체중을 15kg이나 뺐어요. 40일 동안 제주에서 하루 4시간씩 산을 탔어요. 그렇게 좋아하던 고기 대신 야채만 먹었죠.” 감량에 성공하면서 스윙이 부드러워졌다. 무엇보다 콤플렉스로 여겼던 자신의 체형이 변하면서 자신감이 커졌다.

일본 무대에 적응하려고 훈련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했다. “일본에서 별로 할 일 없잖아요. 말도 잘 안 통하고. 대회 때면 늘 오후 5시까지 골프장에 있었어요. 연습밖에 할 게 없더라고요. 그 덕분에 퍼트가 진짜 잘돼요.” 국내에서도 드라이버 샷이 260야드를 넘던 장타력은 물 건너가서도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저녁 때 숙소에서 전자게임기로 골프를 하거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즐거움이다. 몸 관리를 위해 아무리 피곤해도 자기 전에 팔 근력과 복근 운동을 빼놓지 않는다. “일본 코스는 비가 많이 와도 한국보다 페어웨이와 그린 상태가 훨씬 좋아요. 어느 대회를 가든 그린 스피드도 일정하고요. 1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려들 정도로 열기가 뜨겁죠.”

그에게 뒤늦게 머리를 물들인 이유를 물었다. “덩치 큰 거 말고는 튀는 게 없잖아요. 변신을 한번 해봤는데 좋게 봐주시네요. 호호∼.” 당당하고 밝아진 목소리 속에 성공의 비결이 보이는 듯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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