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민·박정은“자신감 물려주고 싶다”

동아닷컴 입력 2010-09-28 07:00수정 2010-09-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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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이 24일(한국시간) 스페인전에서 무릎을 다친 뒤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윗 사진). 후배들의 잇단 부상 속에서도 맏언니 역할을 하고 있는 정선민. 그녀 역시 신장결석을 딛고 투혼을 발휘 중이다(오른쪽 사진).브로노(체코)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체코세계선수권 출전 두 노장
신장결석 정선민 진통제 투혼
무릎다친 박정은 광저우 겨냥
“(박)정은(33·삼성생명)이랑 그런 얘길 가끔 해요. 세계농구의 수준이 지금 많이 떨어져 있거든요. 우리가 멤버만 제대로 있었어도….”

맏언니 정선민(36·신한은행)의 음성은 가늘게 떨렸다. 후배들의 부상 때문에 최고의 전력을 갖추지 못한 억울함 때문이다. 정선민은 1994년 국가대표로 발탁돼 그 해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정은 역시 1996애틀랜타대회부터 4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다. 둘이 합쳐 태극마크만 30년 째. 그리고 두 선수 모두 2010년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결심한 상태다. 23일부터 체코에서 열리고 있는 제16회 세계여자농구선수권과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둘은 2000시드니올림픽 4강의 주역이었다. 비록 브라질과 3∼4위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패해 동메달 획득은 실패했지만, 역대 최고 중 하나로 꼽히는 성적이다. 그리고 그 성과는 그녀들에게 어느 팀과 붙어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으로 남았다. 둘은 “후배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 마지막 사명”이라고 했다.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물림하고 싶다는 의미다.

그래서 부상투혼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선민은 2009∼2010시즌 이후, 신장에 결석이 생겼다. 응급실도 몇 번 찾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현재 체코에서도 진통제를 먹으며 경기에 나서는 상황. “그래도 사지는 멀쩡하지 않느냐”는 농담 속에는 비장감마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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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은 24일 스페인과의 예선전에서 무릎을 다쳐 이번 세계선수권의 잔여경기출장이 어려워졌다. 43년 전, 고모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꿈도 물거품. 박정은은 1967년 체코에서 열린 제5회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MVP를 차지한 박신자의 조카다. 부상직후 걷지도 못할 정도였지만, 그녀는 아쉬움 때문에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했다. 현지병원에서 “큰 부상은 아니다”라는 진단을 받은 것이 그나마 다행. 이제 광저우를 겨냥하고 있다. 정선민은 “아파도 나마저 무너지면, 후배들이 의지할 사람이 없지 않느냐. 나 또한 후배들에게 의지하며 힘을 얻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은 29일, 8강 진출의 사활이 걸린 일본전을 치른다.

브르노(체코)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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