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女축구대표, 골 골 골 골… 여민지 주연 120분 역전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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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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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언니들 이어 또 월드컵 4강 쾌거

“우리도 해냈어요” 17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 17일 트리니다드토바고 마라벨라의 매니램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간의 혈투 끝에 6-5로 이긴 뒤 환호하고 있다. 여민지(뒷줄 왼쪽)는 4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사진 제공 대한축구협회
“우리도 해냈어요” 17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이 17일 트리니다드토바고 마라벨라의 매니램존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간의 혈투 끝에 6-5로 이긴 뒤 환호하고 있다. 여민지(뒷줄 왼쪽)는 4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사진 제공 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 축구는 올해만큼 행복할 때가 없을 것 같다.

지난달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사상 첫 3위의 업적을 달성했다. 언니들에 이어 한 달 뒤 17세 이하 여자대표팀이 사상 첫 4강에 올랐다. 청소년 대표팀의 활약은 여자 축구의 미래를 한껏 밝히고 있다.

○ 축구 역사 새로 쓰는 여자대표팀

여자 축구는 올해를 기점으로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남녀 통틀어 한국 대표팀이 FIFA 주관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은 1983년 멕시코 20세 이하 남자 월드컵과 2002년 한일 월드컵, 올해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10여 년의 짧은 역사를 고려할 때 여자 축구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여민지
특히 4강에 올라 있는 17세 이하 대표팀은 3위에 올랐던 20세 이하 대표팀을 넘어 결승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껏 한국 축구는 FIFA 주관 대회에서 결승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개인 최고 기록도 눈앞에 뒀다. 나이지리아전에서 4골 1도움을 기록한 여민지(함안대산고)는 이번 대회 4경기에서 7골을 뽑았다. FIFA 주관 대회 한국 선수 최다 골은 20세 이하 여자 월드컵에서 지소연(한양여대)이 기록한 8골이다.

○ 2015년 여자 월드컵 기대 부풀어

한국 여자 축구는 성인 대표팀에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2003년 처음이자 유일하게 출전한 미국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은 조별리그 3전 전패로 탈락했다. 그 뒤 중국, 일본, 북한 등 강팀에 밀려 한국은 아시아 예선에서도 탈락하며 월드컵 본선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내년 독일에서 열리는 여자 월드컵 본선 티켓도 따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최근 청소년 대표팀의 활약으로 2015년 여자 월드컵에서는 본선 무대를 밟을 것으로 기대된다. 20세 이하 대표팀은 5년 뒤 20대 중반이 된다. 축구 선수로는 전성기인 셈이다. 또 17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도 20대가 되면서 언니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지소연 김나래(여주대) 문소리(울산과학대) 등 20세 이하 대표팀 주전 선수들에 여민지 등 17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이 가세한다면 세계적인 강팀으로 우뚝 설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국제무대 경험도 많고 월드컵 4강까지 진출하며 큰 대회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남북 축구대표 감독의 말

최덕주 감독…“수비 뒷공간 노린게 적중”

“선수들이 정말 경기를 잘했다.”

한국대표팀 최덕주 감독(50)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에서 이기자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6골까지 넣을 줄 몰랐다”며 “여민지는 몸 상태가 100%가 아니다. 오기 전에 부상을 당해서 80%밖에 안 됐는데 슈팅이 폭발적이었다. 다음 경기에는 더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어 “나이지리아 공격진은 빠르다. 공간을 없애려고 노력했다”며 “우리가 수비를 하다 공을 빼앗으면 허술해지는 나이지리아의 맨투맨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비에 대해서는 실망스러워했다. 최 감독은 “30점밖에 안 된다”며 “다음 경기엔 수비를 잘 정비해서 나오겠다”고 말했다.
北이성근 감독…“남북한 함께 결승 갈 것”

“4강까지는 올라갈 줄 알았다.”

강호 독일을 1-0으로 꺾고 한국과 동반 4강 진출을 이뤄낸 북한대표팀의 이성근 감독(60)은 16일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치밀한 분석을 승리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이 감독은 경기 뒤 “분석을 다 하고 나왔다. 상대팀 전술을 훤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의 정신력도 높이 샀다.

이 감독은 “한 번에 최대한 집중해서 하는 것이 주효했다. 그것은 정신력”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북한이 결승에 함께 오를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남아공과 멕시코를 완파했지만 독일에 지면서 조 2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 감독은 경기 전 “남조선(남한)을 대신해 독일 팀에 복수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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