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냐 명예냐’ 이승엽 이적 딜레마

동아일보 입력 2010-09-02 03:00수정 2010-09-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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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요미우리와의 4년 계약이 만료되는 이승엽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군에 머물고 있지만 검증된 왼손거포로서 그를 원하는 팀은 여럿 된다. 몸값만 낮춘다면 명예회복의 기회가 다시 찾아올 수 있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7월 김태균을 취재하기 위해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과 롯데의 경기가 열린 삿포로돔에 갔을 때의 일이다. 니혼햄 담당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일본 기자는 “요미우리 2군에 있는 이승엽이 니혼햄에 온다면 곧바로 4번을 칠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는 “니혼햄은 요미우리처럼 돈을 쓰는 구단이 아니다. 연봉 대폭 삭감을 감수할 수 있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지난달 31일 LG와 넥센의 잠실 경기에서 시구를 한 재일교포 야구인 장훈 씨는 “이승엽이 시즌 뒤 요코하마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장훈 씨는 일본 프로야구 통산 최다 안타 기록(3085개)을 보유한 살아 있는 전설이기에 그의 말은 신빙성 있게 들린다. 이에 앞서 7월 일본 언론에서는 이승엽의 야쿠르트 이적설이 나왔다.

이승엽은 6월 20일 주니치전 이후 2군으로 떨어진 뒤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외국인 엔트리(4명) 한 자리가 비었는데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올 시즌 1군 성적은 타율 0.173에 5홈런 11타점에 불과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팀이 이승엽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 이미 검증된 타자이기 때문이다. 2006년 41개의 홈런에 이어 2007년엔 부상에도 30홈런을 쳤다. 지난해에도 고작 77경기에 나섰을 뿐이지만 16홈런을 때렸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릴 수 있는 타자”라는 평가다. 올해로 요미우리와의 4년 계약이 끝나 이적에 걸림돌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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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몸값이다. 이승엽은 올해 일본 프로야구 최고 연봉이랄 수 있는 6억 엔(약 84억2000만 원·추정)을 받았다. 이 정도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은 요미우리뿐이다. 한신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요미우리의 라이벌 한신도 한때 이승엽에게 관심을 가졌다가 몸값에 부담을 느껴 포기했다”고 말했다. 센트럴리그 외국인 야수 가운데 이승엽 다음으로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는 요코하마의 터멜 슬레지로 연봉은 1억8000만 엔이다. 김성근 SK 감독은 “승엽이가 1억 엔 이하로 몸값을 낮추면 찾는 팀이 많을 것이다. 한때 롯데도 이승엽을 다시 데려오려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LG에서 뛰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는 야쿠르트와 요미우리에서 뛸 당시 각각 7억2000만 엔과 7억 엔의 연봉을 받았으나 올해 소프트뱅크와 4000만 엔에 계약했다. 프로는 돈으로 말한다지만 이승엽에게 필요한 것은 명예 회복이다. 선택은 그의 몫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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