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성적 인헌고가 웃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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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89… 22대76… 49대111… B조 꼴찌


고대총장배 고교농구 동아리팀으로 1부 리그 도전
“3경기서 너무 많이 배워”

운동을 밥 먹듯 하는 엘리트 선수와 취미로 하는 선수들이 맞붙는다면 어떨까. 국내 대회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대결이 제5회 고려대 총장배 전국고교농구대회(주최 한국중고농구연맹, 주관 고려대, 후원 동아일보)에서 나왔다. 결과야 안 봐도 뻔하지만 도전 정신만큼은 높이 살 만했다.

교내 농구 동아리 팀 선수로 구성된 인헌고는 이번 대회에서 엘리트 선수들이 뛰는 1부 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헌고는 B조 예선에서 홍대부고에 10-89, 삼일상고에는 22-76, 무룡고에는 49-111로 져 B조 꼴찌로 23일 대회를 마감했다.

인헌고의 1부 리그 도전은 농구부 김승기 감독의 결정이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 처음 동아리 팀 대상의 2부 리그가 생긴 참에 엘리트와 동호인 스포츠의 교류를 좀 더 확대하는 차원에서 1부 리그 출전을 결심했다.

대부분 고교 입학 후 농구를 정식으로 접했고 방과 후 70분씩 일주일에 세 번 손발을 맞추는 게 전부인 인헌고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는 값진 경험이었다.

장래 희망이 의사인 주장 권오균 군(17)은 “1부에서 뛰는 게 오히려 자신감을 잃을 것 같아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경기를 통해 많이 배워가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다음 경기엔 20점, 그 다음엔 30점을 넣어보자는 식으로 목표를 높이면서 의욕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엘리트 선수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조직력과 체력을 꼽았다.

체육교사가 꿈인 마유강 군(16)은 “확실히 선수가 다르긴 달랐다. 3점 슛을 당연한 듯 넣고 드리블 기술은 쇼킹했다. 첫 경기에서 대패한 뒤 학교에서 놀림도 당했다. 그래도 지난 6개월간 농구부 활동을 하면서 배운 것보다 이번 세 경기에서 얻은 게 더 많다”고 자랑했다. 인헌고는 내년에도 1부 리그에 나설 생각이다.

광신정산고-경복고 4강에

한편 24일 열린 1부 리그 6강 토너먼트에서 광신정산고가 지난 대회 준우승 팀인 무룡고를 73-70, 경복고가 양정고를 79-71로 꺾고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25일 광신정산고는 배재고, 경복고는 홍대부고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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