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한국축구, 세련되고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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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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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강호와 만나더라도 더 당당해져야
내년 아시안컵 우승 - 세대교체 병행 추진

조광래 감독(56·사진)의 축구 대표팀은 어떤 색깔을 낼까. 1970, 80년대 두뇌 플레이를 잘하는 선수로 이름을 날렸고 지도자로서 중원 장악과 빠른 공수 전환을 강조하는 자기만의 색깔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 조 감독이어서 한국 축구의 변모가 더욱 기대된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위원장 이회택)는 21일 오전 만장일치로 조 감독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날 오후 취재진은 조 감독의 경남 FC와 전남 드래곤즈의 FA컵 16강전이 열리는 창원 축구센터로 몰렸다.

조 감독은 다음 날인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예정된 터라 미리 준비한 소감문만 읽어 내려갔다. 하지만 A4 용지 한 장에 쓴 글의 단어 선택에서도 조 감독의 고민이 묻어났다. 축구 대표팀을 어떻게 이끌지 시사하는 키워드들도 눈에 띄었다.

조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은 한편으로 부담스럽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며 한국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마땅히 다해야 할 책임”이라고 소감을 밝히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한국 축구는 더욱 당당해져야 한다. 세계의 어떤 강호와 상대하더라도 결코 주눅 들지 않는 경기력을 갖춰야 한다”며 “우리의 강점인 투지와 강한 체력, 조직력을 내세우는 데 머물지 않고 더욱 세련되고 아름다운 축구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세련되고 아름다운 축구’라는 표현에서 앞으로 기술 축구를 바탕으로 한 효율적인 선진 축구를 펼쳐 보이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전문가들은 조 감독의 기본 축구 철학이 ‘빠른 공수 전환, 철저한 압박을 앞세운 수비 조직력, 짧은 패스를 통한 중원 장악’이라고 평가하며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축구에 비유하기도 한다. 중원을 장악하려면 정확한 패싱 기술은 필수이며 이는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토털 사커의 핵심 개념이다. ‘조광래식 토털 사커’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세대교체 얘기도 나왔다. 그는 “당장 내년 초에 있을 아시안컵 대회에서 한국이 아시아의 최강자임을 확인시키는 것은 물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차근차근 세대교체와 전력 향상 작업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망주를 발굴해 좋은 선수로 키워내는 데 탁월했던 조 감독인 만큼 새로운 얼굴들이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영만 경남 FC 대표는 “국민이 원하니 대승적인 차원에서 조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보내기로 했다. 다만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감독직을 겸임할 수 있게 협회와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창원=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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