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뚫은 무명 돌풍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코멘트

브리티시오픈 2R… 웨스트호이젠, 12언더파 단독선두양용은 2오버파 주춤… 합계 3언더파 공동31위로 밀려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잔뜩 흐리다 비가 내리더니 어느새 구름이 걷히고 해가 났다. 잠잠하던 바람이 거세져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16일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GC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2라운드. 하늘의 심술 속에 순위표도 요동치기 시작했다. 클라레 저그를 꿈꾸는 선수들에게는 환희와 탄식이 엇갈렸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잡아 공동 8위(5언더파)에 오른 양용은. 그는 2라운드에서 버디 2개에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어 중간합계 3언더파로 순위가 공동 31위까지 떨어졌다(오후 10시 30분 현재).

최근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 했던 양용은은 분위기를 되살렸던 전날과 달리 무뎌진 퍼트 감각에 애를 태웠다.

미국보다 느린 그린 스피드에 대비해 퍼터도 옛날에 쓰던 ‘투볼’ 퍼터로 바꾼 1라운드 때 30개였던 퍼트 수가 35개까지 치솟았다. 특히 4퍼트로 더블보기를 한 174야드의 11번홀(파3)이 아쉬웠다. 13m 정도를 남기고 한 버디퍼트가 2단 그린을 넘지 못해 뒤로 굴러 거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파퍼트마저 넘기지 못한 뒤 7m 정도의 거리에서 세 번째 퍼트 만에 둔덕을 넘겨 1.2m 더블보기 퍼트로 홀아웃했다. 양용은은 1라운드에 평균 4.63타로 가장 어려웠던 ‘로드홀’ 17번홀(파4)을 파로 마무리하며 3라운드 반전을 예고했다.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은 5언더파를 쳐 중간합계 12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나서는 돌풍을 일으켰다. 올 시즌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모두 컷 탈락 했던 웨스트호이젠은 네 번째 출전한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까지 노려보게 됐다.

최경주는 1라운드에서 새로 들고 나온 희한한 퍼터에 적응을 못한 듯 퍼트 수가 35개까지 치솟으며 공동 134위(4오버파)까지 밀린 데 이어 이날 16번홀까지 2타를 더 잃어 중간합계 6오버파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할 위기에 몰렸다.

첫날 9언더파 63타를 몰아쳐 단독 선두에 나섰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오후 조로 경기를 시작했다. 1라운드를 6언더파로 마친 풍운아 존 댈리(미국)도 눈에 띄는 보라색 바지를 입고 나와 화제를 뿌렸다. 올해와 같은 장소에서 열린 199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댈리는 오랜 부진으로 세계 랭킹이 455위까지 처졌지만 수술과 식이요법으로 136kg에 이르던 몸무게를 45kg이나 줄이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11년 만에 퍼터를 교체한 타이거 우즈도 1라운드에 5언더파를 기록했다.

지난달 브리티시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출전권을 따낸 정연진은 4언더파로 이시카와 료(일본) 등과 공동 17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