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펀 월드컵]빠른 돌파로 그리스 파울 유도 중거리포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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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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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월드컵 첫 경기가 그렇지만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경기의 결과에 따라 우리의 16강 진출 확률은 수직 상승할 수도, 급전직하할 수도 있다. B조 4개국의 전력을 고려하면 그리스는 우리가 무조건 극복해야 할 대상임에 틀림이 없다. 독일 출신 노장 감독 오토 레하겔은 그리스 대표팀 부임 초기부터 신체조건과 효율성, 끈기와 규율에 의존하는 ‘옛날식 독일 축구’를 그리스에 주입해 왔다. 이는 6년 전 유럽선수권에서 놀라우리만치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나며 축구사의 대이변을 연출했지만, 세월이 흐르고 선수들이 바뀐 지금에 와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이 부각되고 있는 상태다.

우리의 첫 번째 키워드는 역시 스피드다. 공격에 나선 선수들의 빠른 패스워크와 기민하고 조직적인 움직임을 통해 덩치 큰 그리스 수비진을 무너뜨려야 한다. 그리스가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을 두 줄로 세우면서 수비에 집중할 경우 우리의 측면 쪽에서 빠르고 세밀한 부분 전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공격에 애를 먹을 수도 있다. 크로스 또한 느리고 체공 시간이 긴 것보다는 빠르고 강한 쪽으로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드리블 기회가 오면 빠르고 과감한 드리블을 시도해 그리스 수비수들로부터 파울을 얻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스전의 두 번째 키워드는 공수 밸런스의 유지다. 이 경기는 두 팀 모두 90분 내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일전이며 선취 골의 중요성은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따라서 한국과 그리스는 공격을 펼칠 때조차 후방의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공격 4명 대 수비 6명’과 ‘공격 5명 대 수비 5명’ 사이에서 적절한 밸런스를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불의의 실점을 먼저 허용하더라도 당황하거나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최근의 그리스는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의 공격으로 충분히 만회골, 역전골을 터뜨릴 수 있다.

우리 수비진에게 당부하고 싶은 사항은 일단 네 가지이다. 첫째,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볼을 처리할 때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그리스가 롱패스와 공중 볼 활용 빈도가 높은 팀임을 고려하면, 우리 수비수들이 낙하지점 판단에 실수를 하거나 볼의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오프사이드 함정 사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평가전에서 우리 대표팀은 그리스의 띄워 올리는 프리킥 상황에 대한 대항마로 오프사이드 함정을 연습해왔다. 이는 그리스 쪽에도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가 우리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역이용하려 들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셋째, 왼쪽 측면이나 중앙에서 요르고스 사마라스가 드리블을 하고 나올 때 다른 공간에 위치한 그리스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요주의 인물은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다. 넷째, 요르고스 카라구니스 쪽에서는 언제든 날카로운 중거리포가 터질 수 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 junehhah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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