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1일 개막]버스에 새긴 염원 ‘슬로건 월드컵’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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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 가지러 가는 중’ ‘종착지 그곳은 곧 영광’ ‘과감히 꿈꿔라’…

‘슬로건 월드컵.’ 월드컵 개최국 남아공에서 벌어지는 또 하나의 월드컵이다.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이 숙소와 훈련장 등으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선수단 버스는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현대·기아자동차가 제공한 차량이다. 선수단 버스에 새겨진 각국의 톡톡 튀는 슬로건이 월드컵에 또 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다. 슬로건만 봐서는 32개 출전국 모두가 당장이라도 우승 트로피를 안을 기세다. 눈길을 끄는 슬로건을 살펴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이자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슬로건은 ‘브라질의 모든 것이 이 안에 있다’이다. 브라질 하면 가장 먼저 축구를 떠올릴 만큼 온 국민이 축구에 미쳐 사는 나라 브라질은 선수단 버스에 타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이 곧 브라질의 전부라는 의미다.

‘우승컵 가지러 가는 중.’ 축구 강국 독일은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이동 중인 선수단 버스의 목적지가 바로 우승 트로피가 있는 곳이라는 것. 한국의 조별리그 두 번째 상대이자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르헨티나와 무적함대 스페인도 독일과 비슷한 레퍼토리다. 아르헨티나는 ‘종착지, 그곳은 곧 영광’을, 스페인은 ‘희망은 나의 여정, 승리는 나의 운명’을 슬로건으로 택했다. 대회 마지막 경기인 결승까지 남아 반드시 우승의 영광을 안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슬로건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는 단연 ‘꿈’. 여러 나라가 슬로건을 통해 승리를 꿈꿨다. ‘푸른 빛깔로 새로운 꿈을 위해 모두 함께’(프랑스), ‘과감히 꿈꿔라, 전진하는 호주’ ‘당신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덴마크 팀과 꿈’ ‘하나의 꿈 하나의 목표 승리의 포르투갈’ 등이 대표적이다.

덴마크는 ‘당신에게 필요한 건 덴마크 팀과 꿈’(위 사진)을, 우루과이는 ‘태양은 우리를 비춘다. 가자 우루과이!’를 슬로건으로 삼았다. 꿈은 남아공 월드컵 출전국들의 슬로건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덴마크는 ‘당신에게 필요한 건 덴마크 팀과 꿈’(위 사진)을, 우루과이는 ‘태양은 우리를 비춘다. 가자 우루과이!’를 슬로건으로 삼았다. 꿈은 남아공 월드컵 출전국들의 슬로건에 자주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드넓은 초원과 광활한 자연을 상징하듯 아프리카 대륙 팀들의 슬로건에는 자국 축구 대표팀을 상징하는 동물이 자주 등장한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독수리를, 카메룬은 사자를, 코트디부아르는 코끼리를 슬로건에 담았다.

1966년을 다시 한 번 꿈꾸는 나라가 있다면 어딜까.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북한이 주인공이다.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북한은 ‘또다시 1966년처럼, 조선아 이겨라!’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지난해 ‘사무라이 저팬’을 외치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세계 야구를 제패했던 일본은 이번에도 무사의 혼을 담아 ‘사무라이 정신은 절대 죽지 않는다. 일본 승리!’를 슬로건으로 택했다.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전하는 한국의 슬로건은 ‘승리의 함성, 하나 된 한국!’이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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