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 꿈꾸는 닮은꼴 프로농구 두 감독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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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 신선우 감독(54)과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43)은 실과 바늘로 불린다. 용산고와 연세대 선후배 사이로 현대, KCC, LG에서 사제 관계를 거쳐 코칭스태프로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었다. 벤치를 떠난 야인 시절에도 이들은 서울 근교의 산을 함께 다니고 술자리에서 자주 어울렸다. 요즘도 약속은 주로 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단골 고깃집과 카페로 정할 때가 많다.

절친한 관계인 이들이 올 에어컨 리그에서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대어급 선수 보강을 통해 SK와 전자랜드는 단번에 우승 후보라는 평가까지 듣고 있다. SK는 계약 기간이 끝난 주희정, 방성윤과 우여곡절 끝에 재계약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 시즌 모비스의 우승을 이끈 슈터 김효범을 영입했다. 혼혈 드래프트에서 최대어 문태종을 선발한 전자랜드는 자유계약선수 신기성을 받아들여 취약 포지션인 포인트가드를 강화했다.

신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사퇴한 김진 감독의 뒤를 이어 SK 지휘봉을 잡았다. 유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초반 물러난 박종천 감독을 대신해 사령탑에 올랐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두 감독은 요즘 본격적으로 팀을 재편하기 위한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오랜 기간 한배를 탔기에 이들의 지도 철학도 비슷하다. 둘 다 경쟁과 조화를 강조한다. 이름값보다는 철저한 실력 위주의 용병술을 펼치는 한편 두 팀 공히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 모래알 같은 조직력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수가 많아 신산(神算)이라는 별명이 붙은 신 감독은 “퍼즐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다. 주전과 후보가 따로 없다. 모두에게 기회의 문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리틀 신선우’로 불리는 유 감독은 “단조로운 농구에서 벗어나 이젠 구색을 갖춘 만큼 서장훈 신기성 문태종 같은 고참 선수와 신예들이 탄탄한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약을 꿈꾸는 닮은꼴 두 감독.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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