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엑스존 올해도 유지… “홈런 펑펑 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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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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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엑스존에는 62개의 홈런 볼이 떨어졌다. 29개를 치고 33개를 내줬다. 올 시즌에도 계속 유지하게 된 엑스존은 LG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동아일보 자료 사진
LG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엑스존에는 62개의 홈런 볼이 떨어졌다. 29개를 치고 33개를 내줬다. 올 시즌에도 계속 유지하게 된 엑스존은 LG에 약이 될까, 독이 될까. 동아일보 자료 사진
두산과 함께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LG는 지난해 엑스존을 설치했다. 공격 야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LG는 홈경기마다 잠실구장 펜스(중앙 125m, 좌우 100m)를 4m씩 당기고 펜스 높이를 2.7m에서 2m로 낮췄다. 엑스존은 기존 펜스와 간이 펜스 사이에 생기는 공간이다. LG는 지난달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회의를 거쳐 엑스존을 올 시즌에도 유지하기로 했다. 타자들은 물론이고 투수들도 동의했다고 한다.

지난해 LG 타자들은 엑스존에 29개의 홈런 볼을 떨어뜨렸다. 엑스존이 없었다면 안타나 외야 뜬공이 될 공이 홈런이 된 것이다. 반면 다른 팀 선수들은 33개의 엑스존 홈런을 쳤다. 단순 비교로는 손해지만 질적으론 이익이었다는 게 LG의 생각이다. LG 관계자는 “큰 점수로 앞서거나 뒤졌을 때 나온 홈런을 제외하고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홈런만 따져 보면 우리 팀이 2경기 앞섰다”고 분석했다.

엑스존은 사회 취약계층에도 도움을 준다. LG는 지난해 중순부터 엑스존을 엑스캔버스 존으로 명명했다. LG 선수가 엑스존 홈런을 치면 관계사인 LG전자가 엑스캔버스 TV 1대씩을 기부하기로 했다. LG는 10일 서울 지역 아동센터와 저소득 다문화 가정에 4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엑스캔버스 TV 29대를 기증했다. 금액으로는 2900만 원 상당이다.

하지만 엑스존 유지비는 만만치 않다. 엑스존을 설치하기 위해선 아르바이트생 10여 명이 서너 시간에 걸쳐 펜스를 조립해야 한다. 1인당 일당이 7만 원가량 된다. 66번의 홈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20여 차례에 걸쳐 펜스를 당겼다가 늘리는 데 연간 3000만 원가량이 소요된다. 엑스존에 떨어진 홈런 볼을 잡기 위해 뛰어내리는 팬들을 막기 위한 ‘엑스맨’도 고용해야 한다. LG 관계자는 “올해는 이병규와 이택근 등이 가세해 더 많은 엑스존 홈런을 기대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도 돕고 팀 성적에도 기여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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