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담꾼’ 이재영 “월척을 믿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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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일 07시 00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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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 좀 믿어줄 사람 없나요?”

같은 말을 해도 입담 좋은 사람은 주위에서 인기다. 1시간 반짜리 영화를 보고 3시간 동안 ‘설’을 푸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 법. LG에서는 투수 이재영이 소문난 이야기꾼이다. ‘말발’이 좋아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사람이 있을 정도.

이재영은 휴식일인 30일 사이판의 바닷가에서 낚시를 했다. 그리고 31일 숙소에서 동료들에게 자랑을 늘어놓았다. “어제 낚시를 했는데 정말 거짓말 안 보태고 이만한 물고기가 걸렸다”며 늠름하게 자신의 팔뚝을 내밀었다. 주위에서는 배꼽을 잡으면서도 믿지 않으려고 했다.

동료들이 “너무 허풍이 심한 거 아냐”라며 실눈을 뜨고 보자 이재영은 “물고기가 얼마나 크고 힘이 좋은지 사람이 끌려갈 정도였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더니 룸메이트인 후배 이동현을 증인으로 내세웠다. “동현아, 내 말이 맞아 틀려?”

강압(?)에 못 이긴 듯 이동현이 “맞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이재영은 ‘그것 봐’라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 그러자 김용일 트레이닝코치가 눈을 힐끔거리며 자리를 떴다. “뻥인 것 같은데….”

이재영은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쳤다. 과연 이재영은 팔뚝만한 물고기와 사투를 벌였을까. 사이판의 하늘과 바다는 그 진실을 알까.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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