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겨울올림픽은 다른 역대 대회보다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금메달을 많이 따낼 것 같아서 그럴까. 아니면 국내의 높아진 겨울종목에 대한 인기 때문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피겨 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출전하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최근 몇 년간 국내 스포츠인물 가운데 인지도와 인기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말 한마디가 뉴스가 된다. TV를 켜면 그가 출연한 광고를 보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높아진 인기만큼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한국 피겨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안겨줄지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피겨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기대 경쟁자들 있지만 객관적 성적 압도적 우위
역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모두 메달
김연아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화려함 그 자체다. 2006년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뒤 우승 행진을 거듭 이어왔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2009년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 그랑프리 파이널 3차례 우승(2006, 2007, 2009년), 그랑프리 시리즈 7차례 우승. 그는 출전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메달을 목에 걸지 않은 적이 없다.
특히 이번 시즌 활약은 돋보였다. 겨울올림픽 시즌을 맞아 그는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 변화를 꾀했다. 쇼트프로그램은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음악을 선택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미국 작곡가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를 내세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번 시즌 첫 대회인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그는 210.03점을 받았다. 지난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꿈의 200점대(207.71점)를 넘어선 뒤 바로 210점을 넘어선 것이다.
대회가 끝나고 피겨 전문가들과 팬들은 김연아를 밴쿠버 겨울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꼽았다. 몇 번을 넘어져도 금메달은 김연아의 것이라고 단언하는 전문가들도 나왔다. 두 번째 대회인 그랑프리 5차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비록 그랑프리 1차 대회만큼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경쟁자들을 물리치기에는 충분했다. 금메달 후보 1순위의 자리도 변함없었다.
김연아의 강점은 점프다. ‘점프의 교과서’라고 불릴 정도로 완벽한 기술을 바탕으로 정확한 에지(스케이트날)와 뛰어난 비거리를 자랑한다.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의 첫 과제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 10점)다. 보통의 선수들은 시도하지도 못하는 점프를 그는 역대 여자 싱글 최고인 2.2점의 가산점을 얻을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한다. 점프만이 아니다. 스핀과 스텝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하면서 기술적으로 완벽한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 경쟁자는 오직 김연아 자신뿐
김연아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세계신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 시즌 세계피겨선수권 우승에 이어 더욱 완성된 연기를 선보이자 외신들은 “이젠 김연아에게 적수가 없다”고 평했다. 그런데 그랑프리 5차와 파이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1차 대회만큼 다른 선수들의 추격을 불허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외신들은 일본의 아사다 마오(20)와 안도 미키(22) 캐나다의 조아니 로셰트(24) 등을 경쟁자로 언급하고 있다.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아사다는 지난해 12월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204.62점’라는 점수를 얻으며 올림픽 대표로 뽑혔다. 일본 언론들은 아사다의 부활을 언급하며 “밴쿠버에서 김연아와 맞붙어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기대했다.
로세트도 아사다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극도로 부진했지만 최근 열린 캐나다선수권에서 208.23점을 받아 우승했다. 두 선수 모두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했다. 피겨 전문가들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기 살려주기’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더군다나 경쟁자들의 부활은 김연아에게 장점으로 작용한다.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는 “김연아가 완벽한 무적의 선수는 아니다. 김연아도 질 수는 있다. 이런 생각 아래에서 김연아는 훈련하고 있고 김연아는 더 경쟁적으로 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자의 존재는 김연아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평생 꿈꿔온 올림픽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서 있을 김연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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