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사랑’ 폭설도 못말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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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달려온 정읍시청 서포터스, 첫판 승리 지켜봐
큰잔치 상무-인천도개공 4강


관광버스→자가용→기차.

정읍시청 여자 핸드볼팀 서포터스 ‘정핸서’의 폭설을 녹인 핸드볼 사랑이 화제다. 중부지방에 내린 기록적인 폭설 여파가 남아 있던 5일 정핸서 회원 40여 명은 서울행 관광버스 예약을 취소해야 했다. 버스회사 측에서 안전을 이유로 출발할 수 없다고 알려왔기 때문.

이날은 정읍시청과 한국체대의 핸드볼 대잔치 첫 경기가 열리는 중요한 날이었다. 결국 김종성 회장(43)을 비롯한 4명의 회원은 자가용을 타고 서울로 출발했다. 하지만 회덕 분기점 인근에서 눈에 미끄러진 차가 도랑에 빠지면서 서울행은 다시 위기를 맞았다. 그러자 이들은 사고 차량을 견인차로 정읍으로 돌려보낸 뒤 서대전까지 와 기차를 타고 상경해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6시 반에 가까스로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 도착했다.

오전 10시에 출발했으니 8시간이 넘게 걸린 셈. 이에 화답하듯 정읍시청은 경기 초반의 열세를 딛고 24-20으로 승리하며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 회장은 “아내한테서 눈길에 위험한데 서울에 가면 이혼하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팀이 이겨서 기분 좋게 내려가게 됐다”고 말했다. 남자부에서는 상무가 조선대를 33-19로, 인천도시개발공사는 충남도청을 22-17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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