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새해 다짐 “제 달력엔 빨간날 없죠…오늘도 스케이트끈 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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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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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일 남았다. 2월13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막하는 2010동계올림픽.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처음 스케이트화를 신을 때부터 마음에 품었던 ‘꿈의 무대’다.

김연아는 신년 인터뷰에서 “올림픽이 몇 년 남았는지 손으로 꼽아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 후회없는 연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2009년의 환희와 좌절

김연아는 2009년을 ‘롤러코스터’라고 표현했다. 꿈에 그리던 세계선수권 타이틀을 땄고, 여자싱글 사상 처음으로 200점을 넘어섰으며, 출전 대회마다 우승했다. 하지만 반대로 만족스럽지 않은 연기를 펼치거나 석연치 않은 기술 판정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3월 세계선수권”을 꼽으면서 “시상식 단상에 올라 조명이 꺼진 관중석을 바라보며 애국가를 듣는데 눈물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올림픽까지는 ‘훈련’, 끝나면 ‘여행’

새해 첫 날인 1일. 한국도 캐나다도 쉰다. 하지만 김연아는 아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휴일일지라도 내게는 또 하나의 평일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11시에 집을 나서 훈련장으로 향할 것 같다”는 대답.

올림픽이 끝나는 그 날까지 휴식이란 없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면 그녀에게도 여유가 생긴다.

“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갈라쇼 모두 후회 없는 연기를 펼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새해 목표로 꼽은 뒤, 여행과 운전면허 획득을 그 다음 과제로 삼은 이유다.

김연아는 “매번 ‘비시즌 때 캐나다 여기저기 다녀봐야겠다’고 마음먹지만, 막상 시즌이 끝나면 다른 일들이 생겨서 수포로 돌아가곤 했다”면서 “이번에는 진짜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털어놓았다.

○2010년은 김연아의 ‘새로운 시작’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는 김연아. 올림픽을 앞두고도 마찬가지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올림픽 출전 소식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결국 내 라이벌은 나 자신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집중하고 싶다. 어떤 선수가 출전하든 결국 음악이 나오는 순간 얼음 위에 서있는 건 나 혼자”라는 마음가짐. 갈라프로그램을 ‘타이스의 명상곡’으로 교체한 것도 “올림픽 때 좀 더 깊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지난 몇 년간, 항상 모든 계획은 일단 ‘밴쿠버올림픽까지’였다. 이번 시즌이 끝난 후에는 무엇을 하든 ‘새로운 시작’이 될 것 같다.”

어쩌면 2010년은 김연아 인생의 새로운 전기가 될 듯 하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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