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삼 ‘하프라인 버저비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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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짜릿한 2연승

프로농구 전자랜드 선수들의 프로필을 보면 ‘골리앗’ 서장훈(35)을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꼽은 선수가 많다. 훈련 때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코트에선 언제나 꾸준히 자기 몫을 해준다는 게 그 이유. 전자랜드 가드 정영삼은 “장훈이 형이 간혹 심판 판정 등에 예민하게 반응할 때도 있지만 강한 승부욕 때문”이라며 “프로 선수라면 그 정도 승부욕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서장훈은 SK와의 방문경기에서 왜 그가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지 잘 보여 줬다. 전자랜드는 1쿼터 5개의 2점슛을 모두 림에 꽂은 서장훈을 앞세워 18-11로 앞섰다. 2쿼터엔 서장훈이 벤치에 앉아 있는 사이 추격을 허용했다. SK는 방성윤(23득점)이 2쿼터에만 12점을 넣으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승부처는 4쿼터 중반. 역시 서장훈이었다. 65-62로 전자랜드가 앞선 상황에서 서장훈은 2점슛과 3점슛을 연달아 꽂아 넣으며 70-62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SK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SK는 경기 막판 주희정의 3점포와 김민수의 자유투를 발판으로 종료 14초를 남기고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후 SK는 방성윤이 종료 종료 2.3초를 남기고 골밑 돌파로 71-71, 동점까지 만들었다.

경기가 이대로 연장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한 순간 정영삼이 하프라인을 통과하며 슛을 날렸다. 이 슛은 그대로 림을 통과했다. 정영삼의 버저비터로 승리를 챙긴 전자랜드 선수들은 코트로 나와 환호했고, SK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망연자실했다. 서장훈은 이날도 13개의 슛 가운데 12개를 성공시키며 25점을 올렸다. 전자랜드는 2연승을 기록한 반면 SK는 최근 13경기에서 1승만을 올리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대구에선 KCC가 하승진(24득점 10리바운드)을 앞세워 오리온스를 80-65로 꺾고 방문경기 5연승을 달렸다. 오리온스는 4연패를 당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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