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SK, 연봉 25% 파격 인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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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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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연봉방정식

SK는 준우승했지만 파격적으로 선수단 총연봉을 25% 인상할 방침이다. 그러나 고과 1위인 투수 전병두(사진)와 지난달 30일 먼저 계약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전병두 이상의 인상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SK는 준우승했지만 파격적으로 선수단 총연봉을 25% 인상할 방침이다. 그러나 고과 1위인 투수 전병두(사진)와 지난달 30일 먼저 계약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전병두 이상의 인상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SK는 훈련만 빠른 게 아니다. 연봉협상도 초고속이다. 최대한 조속하게 마무리짓는 것도 현장을 위한 프런트의 지원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휩쓸었던 과거 2년과 달리 올해는 준우승이지만 이 기조는 유효하다. 이미 SK는 삼성을 제치고 한국프로야구 팀 연봉 1위다. 여기에 SK는 2010시즌 페이롤을 25% 인상할 방침이다. 사실상 우승팀에 필적할 만한 인상폭이다. 이렇게 SK가 연봉 테이블에서 파격을 감행할 수 있는 ‘공식’은 어디에 근거할까.

○25% 인상폭의 기반은?

SK는 우승을 휩쓸었던 과거 2년 팀 페이롤을 25∼30%대로 올려줬다. 그런데 선전했지만 우승은 하지 못한 올 겨울 다시 25%를 상승시키는 것은 꽤 이례적이다. 우승 보너스가 별도 지급되지 않는 점만 제외하면 3년 연속 따뜻한 겨울을 보장해준 셈이다.

제1요인은 SK만의 독특한 연봉고과 산출법 덕분이다. 전통적으로 SK는 최대한 협상자의 자의지를 배제하고, 데이터에 근거해 연봉 자료를 뽑아내왔다. 그런데 2009년에는 유독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선수들이 쏟아졌다. 즉 ‘성과만큼 아낌없이 보상한다’는 SK식 시스템의 산물이 25%상승을 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전병두는?

파이가 늘어났어도 분배하려면 서로 많이 가져가려는 것이 사람 심리다. 이에 SK는 역으로 고과 1위 전병두의 계약을 지난달 30일 조기에 발표했다. 팀 역대 2위인 167%(4500만원→1억2000만원) 인상. 전병두의 공로를 인정함과 동시에 대폭 인상을 내심 기대하는 나머지 선수들을 향한 이중포석이기도 했다. ‘전병두 이상의 인상폭은 있을 수 없다’는 일종의 가이드라인 제시였다.

○김광현은?

SK는 김광현과 9일 첫 면담을 했다. 10일 논산훈련소 입소 전 상견례에 가까웠다. SK는 김광현이 4주 후 돌아와 다시 만나면 무난히 합리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방어율, 승률 2관왕인 김광현은 당연히 연봉인상 대상자로 분류된다. 비록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을 중도에 접었지만 경기 중 다쳤기에 ‘정상 참작’이 될 수 있다. 단, 2009년처럼 파격 대우는 없을 듯하다. 당시 SK는 야구외적인 김광현의 공헌도와 더불어 두산 김현수와의 연봉경쟁을 의식해 플러스알파를 안겨줬지만 이번엔 ‘고과대로’의 원칙을 갖고 협상에 임한다. 김광현 역시 비록 부상 때문이지만 에이스로서 보탬이 못 됐다는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어 큰 이견은 없을 듯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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