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캔자스시티와의 홈경기에서 나온 추신수의 10회말 끝내기 안타 때 외야에 모여 있던 갈매기들이 타구에 놀라 한꺼번에
날아오르고 있다. 이 갈매기들은 메이저리그 올해의 야구상 ‘기이함(Oddity)’ 부문 후보에 올랐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추신수(27·클리블랜드)의 끝내기 안타를 도왔던 갈매기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올해의 야구상 후보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올해의 야구상 ‘기이함(Oddity)’ 부문에 이 갈매기들이 후보로 오른 것. 올 시즌 야구장 안에서 벌어진 진풍경 10가지 중 인터넷 팬 투표를 통해 1위를 가리게 된다.
갈매기들이 연출한 진풍경은 6월 12일 클리블랜드와 캔자스시티 경기 때 나왔다. 추신수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무사 1, 2루에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중견수 앞에 얌전히 앉아 있던 20여 마리의 갈매기는 타구에 놀라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이 바람에 덩달아 놀란 중견수는 바운드된 공을 뒤로 빠뜨렸고 2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아 홈팀 클리블랜드는 4-3으로 이겼다. 중견수가 바로 잡았다면 홈에서 접전이 예상된 짧은 안타였다.
항구도시인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는 외야에 여러 마리의 갈매기가 모여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당시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고향이 부산인 추신수를 위해 부산 갈매기들이 클리블랜드까지 날아가 상대 수비를 방해한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추신수는 4일 열린 귀국 기자회견에서 이 갈매기들 얘기를 꺼냈다. 끝내기 안타를 날린 자신에게 동료들이 “갈매기를 놀라게 했기 때문에 동물학대죄로 경찰이 너를 붙잡으러 올 것”이라고 했다는 것.
12월 12일까지 타자, 선발 투수, 마무리 투수, 감독, 신인 등 12개 부문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팬 투표는 순위 선정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내년 시즌 야구장에서 직접 트로피까지 주는 것으로 돼 있어 갈매기들이 1위로 뽑히면 또 한 번의 진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추신수는 ‘이름 없는 스타’ 부문에 후보로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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