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조갈량, 野神의 수 읽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19일 0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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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타자에 좋은 공 안주기’
KIA, SK 1차전 전략 역이용
2차전선 정면승부 공략 승리
2연패 SK “이제부터 시작”

KIA 전력분석 팀은 5차전까지 접전을 펼친 SK와 두산의 플레이오프를 면밀히 분석한 뒤 두산의 해결사로 기대를 모았던 김현수와 김동주의 부진에 주목했다. SK는 ‘내가 쳐야 한다’는 이들의 욕심을 적절히 이용했다. SK 배터리는 절대 좋은 공을 주지 않는 볼 배합으로 둘을 꽁꽁 묶는 데 성공했다.

KIA에는 최희섭과 김상현으로 이어지는 ‘CK포’가 있다. SK 투수들이 KIA 타선의 핵심인 이들에게 똑같은 작전을 쓰리라는 것은 자명했다. SK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조갈량’ 조범현 감독이 “최희섭과 김상현이 테이블 세터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같은 맥락이다.

‘CK포’는 서두르지 않았다. 16일 1차전에서 최희섭은 6회와 8회 볼넷을 두번이나 골랐다. 김상현은 6회 볼넷을 고른 데 이어 8회 1사 1루에서는 우익수 방향으로 간결하게 밀어 쳐 안타를 만들었다. 6번으로 나선 베테랑 이종범은 6회 역전 2타점 2루타에 이어 8회 결승타를 치며 힘을 보탰다. 최희섭과 김상현은 해결사 대신 테이블 세터 역할을 100% 수행했다.

17일 2차전에서 KIA의 2-1 승리의 수훈 선수는 단연 최희섭이었다. 4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결승 2루타를 쳤고, 6회에는 쐐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최희섭은 경기 후 “어제는 승부를 피했지만 오늘은 승부를 걸어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 KIA는 2차전까지 두산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하지만 ‘야신’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가 이대로 무너질 것 같지는 않다. SK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집착에는 특별한 게 있다. 정규 시즌 막판 19연승을 거뒀을 뿐 아니라, 플레이오프에서도 1, 2차전을 내주고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도 2연패 뒤 4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 박정권은 한국시리즈에서도 5할 타율(8타수 4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에서 팀을 정비해 3차전을 준비하겠다. 이대로는 물러날 수 없으니까”라는 김 감독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19일 열리는 3차전 선발로 KIA는 릭 구톰슨을, SK는 게리 글로버를 예고했다. 구톰슨은 올해 SK전에서 2승 2패에 평균자책 3.82를 기록했다. 글로버의 KIA전 상대 전적은 승패 없이 1세이브에 평균자책 2.08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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