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신지애, 한국선수 우승 응원 왜?

  • 입력 2009년 10월 6일 0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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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

지난달 27일 귀국해 휴식을 취하고 있는 신지애(21·미래에셋)가 미 LPGA 대회에 출전 하지 못하게 되면서 한국 선수들 응원에 나섰다.

신지애는 지난달 25일 CVS 파머시LPGA 챌린지 도중 편도선염이 도져 1라운드를 마치고 기권했다. 신지애가 몸이 아파 대회 중 기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5일 끝난 나비스타 LPGA클래식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일주일 앞당겨 귀국했다.

몸을 추스르고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할 신지애지만 마음만은 투어 현장을 떠나지 못했다. 치열해지고 있는 타이틀 경쟁 때문이다.

신지애는 귀국 전,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 1위를 달렸다. 신인왕은 거의 확정적이다.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까지 노리고 있어 신인 최초로 4관왕 등극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면서 타이틀 경쟁에 불리한 입장이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는 2위와 격차가 크지 않아 대회마다 신경을 써야 한다.

베어트로피는 4위로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주인공이 가려진다.

나비스타 LPGA 클래식에 출전하지 못한 신지애는 이 대회에서 경쟁자 크리스티 커가 우승할 경우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부문을 크게 위협받을 뻔 했다. 2,3위 미야자토 아이(일본)와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15~20만 달러 앞서고 있지만 우승이라도 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의 선수는 더욱 치열하다.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까지 가세해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어트로피 경쟁을 펼치고 있는 미야자토는 벌써부터 눈치작전에 들어갔다. 31일부터 열리는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 출전을 고사하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스카이72골프장 오션코스는 까다로운 코스와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성적이 저조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베어트로피를 손에 넣기 위해선 매 대회 언더파를 기록해야 유리하다.

자칫 앉아서 역전을 허용할지 모를 신지애의 선택은 안방에서 동료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일이다. 신지애의 부친 신제섭 씨는 “나연이가 우승하면 가장 좋겠지만, 다른 선수들이 우승해도 좋다. 크리스티 커만 우승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해 타이틀 석권에 대한 간접적인 희망을 밝혔다.

다행히 나비스타 LPGA 클래식에서 오초아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신지애는 상금과 올해의 선수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3관왕 등극까지는 가시밭길이다. LPGA 투어는 31일부터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과, 미즈노클래식(11.6~8),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11.12~15), LPGA투어챔피언십(11.19~22) 4개뿐이다.

역전을 허용하면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적어 부담될 수밖에 없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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