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토종 뒷심’ 뒤집기로 우승컵

  • 입력 2009년 9월 14일 02시 52분


천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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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 10언더 2년 연속 환호

배상문(23·키움증권·사진)은 화끈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필드에선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앞세운 공격적인 플레이가 많다. “지고 나면 잠도 안 온다”는 그는 제52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세계적인 영건으로 꼽히는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 일본의 에이스 이시카와 료(18), 유럽 투어의 샛별 로리 매킬로이(20·북아일랜드)가 초청됐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면서 배상문은 지난해 챔피언인데도 대회 안내 책자의 선수 소개 순서에서 뒤로 밀렸다. 그는 “한국에도 너희들만큼 잘 치는 선수가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내 안에 있는 걸 다 꺼내 보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그런 배상문이 2만여 명의 구름 갤러리가 몰려든 가운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배상문은 13일 천안 우정힐스GC(파71)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역전 우승했다. 1991년 스콧 호크(미국) 이후 18년 만에 2연패에 성공한 그는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아 국내 남자 골프 사상 첫 시즌 상금 5억 원을 넘어선 5억605만 원을 기록했다.

챔피언조에서 치열한 접전을 펼치던 배상문은 후반 들어 11∼13번홀에서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트로 3연속 버디를 낚아 2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매킬로이와 김대섭(삼화저축은행)의 연이은 실수로 배상문이 3타 차까지 앞서 쉽게 끝날 것 같던 승부는 18번홀(파5)에서 다시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김대섭이 세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넣으며 이글을 낚아 1타 차로 바짝 추격한 것. 하지만 배상문은 흔들림 없이 3온 2퍼트로 파를 세이브해 승리를 지켰다. 아마추어 때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김대섭은 1타 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매킬로이는 김경태(신한은행)와 공동 3위(6언더파)로 마쳤다. 이시카와는 공동 15위(이븐파), 대니 리는 공동 29위(3오버파).

배상문은 “1, 2라운드 때 기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 드라이버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오늘은 우승 트로피를 안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스코어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지나 LG전자 여자오픈 우승

한편 이날 광주 그린힐CC(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LG전자 여자오픈에서 임지나(코오롱)는 합계 9언더파 207타를 기록해 공동 2위 안선주(하이마트)와 김하늘(코오롱)을 6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천안=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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