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스포츠 클럽] 비새는 광주구장…어서 신축하셔야죠

  • 입력 2009년 9월 7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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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치인, 행정가를 통틀어 정운찬 총리 후보자만큼 야구장을 자주 찾는 고위공직자는 없었다. 적어도 필자가 1982년 프로야구를 중계방송한 후부터는 그랬다. 그러면 야구계의 가장 큰 현안중 하나인 야구장 인프라 문제에 대한 8개 구단 지자체장들은 어떤 입장이고, 야구계는 이들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오세훈 서울시장은 야구계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동대문구장 철거 당시 약속대로 6개의 야구장을 만들었고, 얼마 전 끝난 아시아청소년야구대회도 각국 선수단이 연습장 사용 등에서 불편 없이 일정을 소화해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사직구장을 형편없는 인조잔디에서 구출해 천연잔디로 바꿔 부산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때마다 청량감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인천 문학구장은 최근에 건립한 만큼 예쁜 구장으로 정평이 나있고 천연잔디여서 선수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안상수 시장이 스포츠를 좋아하는 만큼 SK의 좋은 성적과 함께 인천 팬들을 즐겁게 해준다.

대전의 박성효 시장은 거품행정, 전시행정을 싫어하는 분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대전구장 건립에 관심은 있지만 예산문제 등으로 적극성을 띄지 못하는 처지. 그러나 남의 동네 눈치 보지 말고 대전시에 걸맞은 아담한 야구장 건립을 해준다면 정말 큰 박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야구장 문제에 대해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다. 전임 시장들이 예산문제, 무관심과 인식부족으로 야구장을 방치해둔 결과 여론의 호된 질타를 고스란히 뒤집어쓰고 있다. 현재 관심과 애정을 갖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이제부터 깊은 고민과 함께 빠른 결단을 내려야할 것 같다. 광주 역시 시의 재정자립도가 낮아 구장 신축에 애로가 있지만 당장 KIA의 폭발적인 인기 속에 한국시리즈가 광주에서 개최될 경우 좁고 열악한 시설 속에서 어떻게 축제를 맞을 수 있을 것인지가 걱정스럽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올 경우 감독실이나 선수 라커룸에 빗물이 새는 광주구장임을 고려하면 그나마 잔치가 가을이어서 다행스럽다.

8개 구단의 지자체장들 중 대구, 대전, 광주는 야구장 신축에 나름대로 애로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예산상의 문제가 있겠지만 깊은 관심과 애정만 있다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매년 7개월여를 야구장에서 즐기는 많은 시민들을 생각하면 인식변화가 필요하다. 대구, 대전, 광주의 신축구장에 대한 낭보를 기대해 본다. 신축구장 개장식에서 시장들이 시구하는 모습을 방송해 보고 싶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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