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나주환 방망이, 2강행 길을 열다

  • 입력 2009년 8월 28일 08시 47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SK는 올해 들어 크고 작은 부상 악재로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다. 전반기 주전 포수 박경완, 후반기 에이스 김광현의 잇따른 부상 이탈은 SK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대형사고였던 셈. 게다가 올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한 KIA의 후반기 쾌속질주는 지난 2년간 절대강자로 군림했던 SK에게 낯선 현실인식을 요구하고 있다.

‘지독한’ 라이벌 두산에게까지 밀리면 1위는 커녕 2위도 물 건너간다는 경각심이다. 그리고 3위 이하로 떨어지면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만큼 고생길이 훤하다는 사실쯤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27일 문학 두산-SK전은 양팀 모두에게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었다. 주말 두산은 잠실에서 선두 KIA, SK는 대구에서 4위 삼성과 운명적인 3연전을 앞두고 있어서 더욱 그랬다. 더욱이 이날 경기 전까지 2위 두산과 3위 SK의 격차는 불과 1게임. 팽팽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됐다. 그러나 승부는 의외로 초반부터 SK로 기울었고, 그 중심에서 유격수 나주환(25·사진)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우선 공격. 나주환은 3-0으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서 두산의 바뀐 투수 금민철을 상대로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이어 4-0으로 리드한 5회말 무사 1루서는 역시 금민철을 좌중월2점홈런(11호)으로 두들겼다. 볼카운트 1-3에서 한복판으로 날아든 시속 136km짜리 직구를 놓치지 않았다. 결정타였다. 나주환은 친정팀을 상대로 이틀 전 연장 10회 끝내기 2루타를 친데 이어 이날도 4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7-2 승리에 단단히 한몫했다.

수비에서도 빛났다. 6회초 무사 1루서 2-3루간을 빠지는 임재철의 안타성 타구를 어려운 역동작으로 잡아 2루로 송구, 포스아웃을 이끌어내며 두산 공격의 흐름을 잘랐다. 이처럼 공수 양면에서 나주환은 최소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는 SK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SK 나주환=올 시즌은 지난해와 달리 야구를 즐기면서 하는 걸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그래서 공을 노리고 있다가 짧은 스윙을 해도 장타로 이어진다. 지난해와 달리 체력적 부담이 없이 힘든 고비를 넘기는 법을 스스로 터득한 것 같다. 두 경기 연속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 같아 기쁘다.

문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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