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프로를 꿈꾸는가! ‘길거리 농구’ 최강 가린다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본사주최 오늘 개막 열전 3일
중-고-대학-일반부 등 16개시도 51개팀 출전
기술 클리닉-포토데이 등 묘미만끽 이벤트도 풍성

겨울 스포츠의 꽃, 실내 스포츠의 대명사로 불리는 농구가 한여름 광장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7일부터 9일까지 사흘 동안 펼쳐지는 ‘2009 서머 스트리트 바스켓볼 페스티벌’이 바로 그 무대다.

이색 여름 농구 축제인 이번 행사는 메인 행사인 ‘킹 오브 더 3온3’ 제1회 길거리농구대회를 비롯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다양한 행사와 흥미로운 볼거리가 이어진다. 서울 서초구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첫째와 둘째 날 행사에 이어 마지막 날에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의 푸른 잔디밭에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길거리농구대회에선 중, 고, 대학· 일반부, 여자부에 걸쳐 전국 16개 시도를 대표하는 51개 팀이 출전해 화려한 개인기와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결승전은 야간에 화려한 조명 속에 치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전해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연고로 한 프로농구 삼성 안준호 감독과 동부에서 KT로 옮긴 전창진 감독은 결승전 해설을 맡아 풍부한 농구 경험을 전달한다. 신기성(KT), 문경은 전희철(이상 SK), 함지훈 김효범(이상 모비스) 등 프로농구 스타들은 농구 기술을 한 수 지도하는 클리닉과 포토 데이 등에 참석해 팬들과 뜻 깊은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신기성은 “농구 비시즌에 뜻 깊은 행사가 될 것 같다. 농구의 묘미를 만끽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프로농구에서 볼 수 있는 덩크슛 퍼포먼스인 애크러배틱 매직 농구쇼, 치어리더 공연, 덩크슛과 3점슛 콘테스트 등도 펼쳐진다.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김은경 김선혜 박혜진은 개그맨 임혁필이 단장을 맡은 연예인 농구단 ‘더홀(The hole)’과 우정어린 성대결을 벌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흙바닥서 농구 독학… 실내코트 처음 밟았을때 너무 행복”

■ ‘길거리’출신 프로 김동우

프로농구 모비스의 ‘어린 왕자’ 김동우(29·사진)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길거리농구의 강자로 이름을 날리다 ‘진짜 선수’로 변신해 프로에서도 성공시대를 열었다.

그는 1992년 서울 상신중 1학년 때 농구공을 처음 잡았다. 먼지가 폴폴 나는 흙바닥이든, 넘어지면 무릎이 깨지기 일쑤인 주차장 한구석이든 농구 골대가 있는 데라면 가리지 않고 공을 튕겼다. 독학으로 실력을 키운 그는 국내에 길거리농구가 붐을 이루던 중학교 졸업반 때 체육교사의 권유로 명지중으로 전학을 가 본격적으로 농구를 시작했다. 김동우는 “농구부에 들어가 처음 나무 바닥인 실내코트를 밟았을 때 너무 행복했다. 새로운 세상이 열린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모비스에 뽑힌 뒤 2007년 우승반지를 끼었다.

현재 공익근무요원으로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에서 복무하고 있는 김동우는 팬들의 시선이 집중될 서울광장에서 여름농구축제가 열린다는 것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요즘 농구 열기가 주춤거렸는데 팬들의 관심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나도 동참하고 싶어요.”

김동우는 프로를 꿈꾸는 길거리농구 후배들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처럼 신나는 순간은 없다. 하지만 취미를 직업으로 선택하려면 신중해야 한다. 결코 쉽지는 않다”고 조언했다.

김동우처럼 전병석(KT&G), 정훈 박광재(이상 오리온스), 윤호영(동부), 기승호(LG) 등도 길거리농구를 거쳐 프로 입성에 성공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대회 이색 참가자들

3점슛왕 도전 50代“요즘도 매일 100개이상 던져요”
키 2m외국인 “내가 덩크 지존”… 연예인팀 친선경기도

“요즘도 하루에 3점슛 100개 이상은 거뜬히 던집니다.”

조동일 씨(52·회사원)는 ‘킹 오브 더 3온3’ 길거리 농구대회 참가자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 조 씨는 9일 오후 서울광장 특설코트에서 열리는 3점슛 콘테스트에 출전한다. 명지대 재학 시절 농구 선수로 활동한 그는 자신감이 넘친다. “저를 역할 모델로 생각하는 후배가 많습니다. 꾸준히 운동하면 나이 들어서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죠.”

조 씨를 비롯해 이번 대회에는 이색 참가자가 많아 눈길을 끈다. 덩크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미국인 캐빈 그레이브스 씨(24·교사)는 프로선수 뺨치는 실력을 갖췄다. 200cm의 장신에다 탄력까지 갖춘 그는 이번 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는 “한국 관중에게 환상적인 덩크를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레이브스 씨가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다면 ‘SOJU BOYZ(소주 보이즈)’는 외국인들로 구성된 길거리 농구팀. 대부분 미국과 캐나다 국적을 가진 이들은 덩크 콘테스트와 3점슛 콘테스트에 나눠 출전한다. 순수 아마추어지만 실력은 국내 길거리 농구팀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여자부 참가팀 가운데서는 순수 아마추어 동아리 ‘ASAP’가 관심을 모은다. 9년 전 농구를 좋아하는 여성 몇몇이 모여 자연스럽게 활동을 시작했다는 이 동아리는 현재 회원 수가 900명이 넘는다. 중학생부터 30대 후반까지의 교수, 경찰, 군인, 화가, 간호사 등 연령대와 직업이 다양하다. 최정예 멤버 10명으로 팀을 꾸린 ASAP는 이번 대회에서 숙명여대 농구동아리와 대결을 펼친다.

농구에 ‘꽂힌’ 연예인들이 모여 만든 연예인 농구단 ‘더홀’도 있다. 전 농구선수 한기범 씨(45)가 감독인 더홀은 9일 오후 우리은행 여자농구단과 친선 경기를 벌인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