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 피겨 꿈나무 곽민정, ‘제2 김연아’가 간다

  • 입력 2009년 8월 4일 08시 35분


“메달 보다 감동 주는 명연기…언젠간 꼭 해낼래요”

조아니 로셰트(23·캐나다)는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에 대해 묻자 “올림픽은 어린 시절부터 나의 꿈”이라고 했다. 로셰트와 함께 ‘현대카드 슈퍼매치Ⅷ-슈퍼클래스 온 아이스’ 클래스4에서 플레잉 코치를 맡은 곽민정(15·수리고)은 미래의 올림픽을 향해 뛰는 피겨 꿈나무.

“애가 너무 작아서 (좀 건강해 질까 싶어서) 딱 보름만 시키려고 했는데….” 곽민정의 어머니 노성희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해, 그렇게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고된 훈련에 집에만 들어오면 ‘픽’ 쓰러지는 딸. 피겨가 힘든 운동이란 걸 알았을 때는 이미 국가대표였다. 노 씨는 “몰랐으니까 시켰지, 알고는 못 시키는 운동”이라며 웃었다.

피겨에서 긴 팔과 긴 다리는 표현력을 극대화시키는데 더 유리하다. 곽민정은 작은 얼굴과 긴 팔·다리 등 타고난 몸을 지녔다. 신체조건만 놓고 보면, 서양선수들보다도 낫다는 평이다.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Ⅷ-슈퍼클래스 온 아이스’에서 곽민정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섰다. 점프 기술 하나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좋은 기회였다.

“그래도 제 우상은 (김)연아 언니에요. 요즘은 언니가 너무 바빠서 TV에서만 주로 보지만, 예전에는 기술도 많이 가르쳐 주고 그랬어요.” 곽민정은 “(김)연아 언니의 ‘죽음의 무도’가 여태까지 본 가장 감동적인 피겨연기였다”고 했다. “‘앞으로 몇 등을 하겠다’ 이런 것은 중요한 게 아니라고 봐요. 일단, 제 목표는 감동을 주는 연기를 펼치는 것입니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딱 부러진 목소리에서 밝은 미래가 엿보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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