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리포트] “챔프 애스턴 빌라엔 ‘무명 GK 구잔’ 있었다!”

  • 입력 2009년 8월 4일 08시 23분


주전빼고 ‘2진카드’로 진검승부… 유벤투스 꺾고 피스컵 챔프등극

“이거, 명단이 이상한데….”

스타팅 리스트가 나오자 취재석이 일순 술렁였다. 3일(한국시간) 세비야 올림피코 에스타디오에서 열린 ‘피스컵 안달루시아 2009’ 결승전. 뒤바뀐 ‘역할론’이 단연 화제였다.

스페인 ‘무적함대’ 레알 마드리드를 4강전에서 격파한 유벤투스를 만난 애스턴 빌라(잉글랜드)는 전혀 의외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전방 투톱 욘 카레브와 애쉴리 영을 제외한 대부분 멤버들을 2진으로 구성한 것.

반면, 유벤투스는 노장 델 피에로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공격진 일부를 교체했을 뿐 대다수가 주전이었다. 더 선, 데일리 메일, 더 타임스 등 영국 취재진조차 서로 의아하다는 눈길을 주고받을 정도.

당연히 상황은 예상대로(?) 돌아갔다. ‘빗장수비’의 대명사 유벤투스가 연장전까지 120분 내내 맹공을 펼친 것에 반해 애스턴 빌라는 골문을 굳게 걸어잠근 채 역습에 치중했다.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대회 예선부터 유일하게 3전 전승으로 결승에 올라온 유벤투스 페라라 감독은 후반 44분 델 피에로를 투입, 트레제게-아마우리-이아퀸타 등 무려 4명의 공격수를 총동원했으나 애스턴 빌라의 ‘No2’ 골키퍼 브래드 구잔에 번번이 걸렸다.

결국 최종 결과는 애스턴 빌라의 승부차기 승리. 애스턴 빌라는 말라가(스페인)와 예선 1차전에서 0-1로 져 탈락위기까지 내몰렸기 때문에 우승 결실은 더욱 값졌다.

애스턴 빌라의 마틴 오닐 감독도 “승부차기는 로또와 같은데, 오늘은 젊은 선수들이 상대 골키퍼 부폰을 상대로 꼭 이기리라 생각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의외의 선수 선택과 의외의 결과. 내내 “빌라∼빌라”를 외치며 열정적으로 팀을 응원한 200여 원정 서포터스와 맞물린 애스턴 빌라의 행보가 유독 돋보인 하루였다.

세비야(스페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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