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초짜 괴짜 오정복, 형님 괴짜 배꼽잡네

  • 입력 2009년 7월 3일 07시 48분


이러다 ‘괴짜 선수 집합소’가 될 판이다. 삼성에는 박석민 현재윤 채태인 등 평소 예상치 못한 돌출행동과 발언으로 주변 사람들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만만찮은 강적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바로 신인 외야수 오정복(23). 마산용마고와 인하대 출신으로 2차 7순위(전체 53번)로 지명된 그는 2일 대구 KIA전에 우익수 겸 9번타자로 생애 처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삼성 선수단 내에서는 이미 유명인사. 이날 경기 직전 덕아웃 뒤쪽에서 계속 “윙! 윙! 윙! 윙!”이라는 고함소리가 들렸다. 오정복이 방망이로 허공을 가르며 힘차게 스윙을 하면서 내는 소리였다. 채태인은 “쟤, 또 시작이다”며 웃었다.

오정복은 “혼자만의 노하우다”고 소개. 처음엔 준비자세에서 ‘하나’, 스윙을 하며 ‘둘’을 외쳤는데 이젠 ‘스윙’을 줄여 ‘윙’으로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로 나서려고 할 무렵, 현재윤은 “쟤, 피부관리하는 것 좀 보라”며 배꼽을 잡았다. 야간경기임에도 얼굴이 하얗게 보일 정도로 선크림을 잔뜩 바른 것. 여기서도 오정복의 능청스러운 한마디에 덕아웃은 뒤집어졌다. “오늘 출장한다고 부산 어머니한테 전화를 했거든요. 이모집에서 식구들이 다 모여 TV를 본대요. 윙! 윙!” 삼성 선수들은 그의 얼굴만 보고도 웃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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