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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19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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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인구(29)는 18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굴욕을 당했다며 식식거렸다.
사연은 이렇다. 16일 삼성전에서 왼쪽 종아리에 투구를 맞아 전날에 이어 이날도 출장할 수 없는 이인구는 대구구장에 도착한 뒤 삼성 선수들이 사용하는 웨이트트레이닝룸을 찾았다. 원정팀 선수가 웨이트트레이닝룸을 사용하는 데 대해 홈팀에서 별다른 제재는 하지 않는다. 어차피 서로 홈과 원정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상부상조하는 셈이다.
그런데 삼성 외국인투수 에르난데스가 반갑게 이인구를 불렀다. 평소 안면도 거의 없는 선수. 속으로 ‘도대체 왜 그럴까?’ 궁금할 수밖에. 이인구는 자신에게 호감이 있나 싶어 웃는 낯으로 에르난데스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에르난데스 왈, “촤암∼ 못! 생! 겼! 다!” 어눌한 한국말로 대뜸 이렇게 외치면서 낄낄 웃었다. 삼성 선수들에게 배운 모양. 영어가 짧은 이인구는 그 자리에서 반격을 하지 못한 채 롯데 라커로 돌아왔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하니 화가 났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고자질하더니 “에르난데스 브로컬리 파마를 다 태워버려야겠다”고 웃으며 라이터를 가지고 삼성 덕아웃 쪽으로 뛰어갔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아무 일 없이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