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9년 6월 5일 08시 32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손시헌은 2일 부상을 당한 이종욱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 현대에서 방출당한 이종욱이 두산에 둥지를 트게 된 것도 고등학교 친구인 손시헌의 추천이 큰 역할을 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사고 당시, 피를 쏟고 정신을 잃은 이종욱을 들것에 실어 직접 구급차에 옮기기도 했던 손시헌은 “처음엔 이러다 친구를 잃는 게 아닌가란 걱정이 들 정도였다. 어제 턱관절이 골절됐다는 소식에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별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 때 충격이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종욱이가 전화를 하자마자 ‘왜 모자에 번호를 크게 적지 않았느냐’고 농담을 하더라. 짜식, 얼마나 걱정했었는데…”라면서 “그래도 농담을 할 정도가 되니 얼마나 기쁜 일이냐”고 덧붙였다. 이종욱은 적어도 두달 이상 그라운드를 비워야하지만 최악의 상황을 우려했던 손시헌 입장에선 친구와 다시 함께 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기쁜 모양이었다.
이종욱과 원정 룸메이트인 그는 “종욱이 짐을 내가 다 갖고 있다”며 “오늘 밤에 올라가면 짐도 전해 줄 겸 병원에 가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면회가 안 될 것’이라고 하자 그는 “얼굴 못 봐도 괜찮다. 종욱이 와이프 얼굴 보고 힘내라고 한마디 해 주고 싶다”고 했다. 손시헌의 말 한마디 한마디엔 친구를 향한 뜨거운 우정이 담겨있었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관련기사]최희섭 난생 첫 삼중살…“예감이 팍 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