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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장원준(24)의 별명은 ‘롤러코스터’.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하다는 뜻으로 붙여진 달갑지 않은 별명이다. 지난해 12승을 올리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일조했지만 패전투수도 열 번이나 됐다. 그만큼 투구 내용이 오락가락했다는 얘기다. 기복이 있는 선수일수록 팬들의 애틋한 마음은 더해지는 법.
26일 그의 투구는 부산 사직구장에 모인 팬들의 가슴을 울렸다. 기복이 심한 투수와 기복이 심한 LG 타선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장원준의 볼 끝은 그 어느 때보다 꿈틀댔다. 반면 LG 타자들의 방망이는 물 먹은 듯 잠잠했다.
롯데 방망이는 장원준의 기를 살리려는 듯 1회부터 매섭게 돌아갔다. 1회 2사 2루에서 이대호의 좌중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분위기를 완전히 롯데 쪽으로 돌린 건 ‘오버맨’ 홍성흔이었다. 1-0으로 앞선 4회 선두 타자로 나선 그는 2루수 쪽 땅볼을 친 뒤 힘껏 달렸다. 그리고 그의 특기인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해 1루에 안착했다. 그는 이날 3안타를 휘둘렀다. 그의 투지는 동료들의 방망이에 불을 붙였고 상대 투수 김광수를 흔들었다. 홍성흔은 강민호 김민성의 연속 안타로 3루까지 진출한 후 김광수의 폭투로 홈을 밟았다. 이어 박기혁은 우익수 희생타로 강민호까지 불러 들였다.
롯데는 3-0으로 앞선 7회에도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묶어 3득점하며 장원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실책 하나 없는 야수 수비도 완벽했다. 0-6으로 뒤진 LG의 8회 1사 1, 3루 기회에서 박용택이 친 타구는 1루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며 병살타가 됐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