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의 타타쇼…‘무박2일’은 몸풀기였다

  • 입력 2009년 5월 23일 08시 16분


땅! LG 톱타자 박용택(30)의 방망이가 1회 첫 타석부터 매섭게 돌았다. 전날 역대 최장시간 경기의 여파로 녹초가 된 LG 선수단도 그 순간 화들짝 잠에서 깨어났다.

박용택은 22일 잠실 한화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첫 타석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린 그는 2회 무사 1·2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3회 2사 1루에서도 우익수 오른쪽으로 흐르는 적시 3루타를 작렬했다. 홈런 하나만 넘겼더라면 사이클링 히트도 가능할 만한 불방망이였다. 하지만 나머지 두 타석에서는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아쉽게 물러났다. 3루타 하나만 남겨둔 채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얻어냈던 17일 히어로즈와의 목동 더블헤더 1경기를 연상케 했다. 올 시즌에만 벌써 세 번째 사이클링 히트 실패.

박용택은 “솔직히 언젠가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후에는 절대 흔들리지 않으려고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볼넷을 고를 때 마지막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고 그냥 걸어 나간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도 박용택의 눈부신 팀 공헌도는 감출 수가 없다. 시즌 초반 한 때 트레이드설이 나돌았던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맹활약이다. 뒤늦게 합류한 탓에 아직 규정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조만간 타격왕 경쟁에 강력한 복병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22일 현재 LG의 규정타석은 127타석. 박용택은 총 119타석에 들어서 타율 0.417(103타수 43안타)을 기록하고 있다.

박용택은 “4할 타율에는 큰 욕심이 없다. 그보다 페타지니라는 훌륭한 용병이 나에게는 정말 큰 자극제가 된다”면서 “몇 년 후에는 나도 페타지니 같은 타자가 돼 날 보고 배우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그렇게 서로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강팀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설명이었다.

잠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 ㅣ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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