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코치 “더 소리 질러…감독님 들리게”

  • 입력 2009년 5월 7일 08시 11분


야구팀에서 감독이 ‘아버지’라면 코치는 ‘어머니’다.

6일 LG전을 앞둔 잠실구장. 두산 김민호 코치(사진)가 훈련 도중 이원석(23)과 김재호(24)를 데리고 때 아닌 기합을 넣고 있었다. 우렁차게 소리를 지른 이원석과 김재호는 김경문 감독에게 꾸벅 인사하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다음에는 김 코치 목소리가 높아졌다. 1루수 최준석(26)에게 집중 수비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다. “상체가 높아. 상체를 구부리지 말고 자세를 낮춰야지.” 올 시즌 수비 실책 3개를 범한 최준석은 더운 날씨에 땀을 뻘뻘 흘리며 펑고를 받았다.

훈련이 끝난 후 만난 김 코치는 “(이)원석이와 (김)재호는 감독님 눈에 좀 띄라고 소리 지르게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각각 20경기, 11경기 밖에 출장하지 못한 선수들이 내심 안타까워 더 많은 게임에 뛸 수 있도록 기합을 넣으며 감독에게 어필하라는 뜻이었다.

실제 김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파이팅을 외치며 훈련하는 투수 이승학을 선발에 넣은 적이 있다.

김 코치의 세심한 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는 최준석을 엄하게 혼내며 훈련시켰지만 뒤에서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김 코치는 타율 0.412(5일)로 김현수-김동주와 두산 막강 타선을 유지하고 있는 최준석에게 “수비는 신경 쓰지 말고 타격에만 신경 쓰라”고 특별 주문했다.

김 코치는 “어렵게 자기 페이스를 찾은 선수”라며 “수비까지 연연하다 보면 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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