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불 방망이·돌 글러브…김인식 “용병이 기막혀”

  • 입력 2009년 5월 1일 07시 44분


30일 청주구장. 한화 김인식 감독은 얼굴빛이 어두웠다. 용병 디아즈의 쓰임새가 고민스러워서다. 우익수가 주 포지션인 디아즈는 쉬운 플라이성 타구를 종종 잡지 못해 김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29일에도 담장 근처에서 LG 이진영의 타구를 떨어뜨려 2루타를 만들어줬다. 김 감독은 곧바로 디아즈를 추승우로 교체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못 잡은 이유를 물으면 언제나 답은 하나다. “라이트 빛이 눈에 들어와 공이 안 보였다”는 변명. 김 감독은 “쟨 무조건 안 보인대. 큰일이야.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외야를 봤는지 모르겠어”라더니 “벌써 몇 경기를 잡아먹었는지 모르겠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안 쓸 수는 없다. 29일까지 타율 0.310에 홈런 6개. 타점도 16타점으로 이범호에 이어 팀 내 2위다. 어떻게든 타선에 집어넣어야 한다.

LG도 비슷한 고민을 해왔다. 역시 용병인 페타지니의 1루 수비 때문이다. 지난주 사직 3연전 동안, 페타지니는 잇단 수비 불안으로 팀을 위기에 빠뜨렸다. 5점차 리드를 1점차로 좁히기도 했고(24일), 포구와 송구 실책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25일)하기도 했다. 그래도 29일까지 홈런 공동 1위를 달리는 등 방망이는 폭발적. 틈나는 대로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김인식 감독은 아예 디아즈를 지명타자로 내보냈다. 수비를 하고 싶으면 ‘똑바로’ 해야 한다는 무언의 신호다.

청주|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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