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LPGA 선수들 “하루라도 빨리 뜨자”

  • 입력 2009년 4월 27일 16시 05분


"불안한 마음에 그저 빨리 떠나고 싶었어요."

최나연(SK텔레콤)은 27일 멕시코 모렐리아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코로나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오른 뒤 서둘러 호텔로 향했다. 마지막 조에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우승 경쟁을 펼쳤기에 현지인들의 사인과 악수 요청이 쏟아졌지만 모른 척해야 했다. 멕시코에서 발생한 신종 돼지 인플루엔자로 80명 이상이 숨졌다는 뉴스를 전해 들었기 때문. 대회가 열린 모렐리아는 피해가 심한 멕시코시티에서 306km가 떨어져 있기는 해도 혹시 감염이라도 될까봐 걱정했던 것이다.

이 대회에 출전한 30여명의 다른 한국인 선수들 역시 한 시간이라도 빨리 출국하려고 항공편 스케줄을 바꾸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원래 최나연은 다음날 오후에 미국 마이애미로 가려던 일정이었으나 웃돈을 주고 오전 6시 휴스턴행 항공편으로 바꿨다.

공동 7위에 오른 이선화(CJ)는 "대화를 통해 옮겨진다는 얘기에 멕시코시티에서 왔다는 사람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식사도 쇠고기와 닭고기만 먹었다"고 말했다.

'엑소더스' 분위기 속에서 오초아는 홈 팬의 열성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합계 25언더파로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시즌 2승째를 거뒀다.

한편 이날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우승한 제리 켈리(미국)는 2002년 2승 이후 꼭 200번째 도전 만에 우승(14언더파) 감격을 맛봤다. 위창수(테일러메이드)는 1타 차로 공동 2위에 머물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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