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방망이보다 입 먼저 터진 ‘갈매기 홍성흔’

  • 입력 2009년 4월 16일 07시 51분


14일. 경기 시간 3시간 전 사직구장. 롯데의 주력 타자들이 배팅 연습에 한창인 순간.

개막 후 페이스가 영 좋지 못한데도 한 선수가 있어서 배팅케이지가 시끌벅적하다.

이대호의 프리배팅을 보더니 “할아버지(타격감) 오셨어.” 김주찬의 타구를 보고선 “수위타자는 달라.” 가르시아가 한 방을 터뜨리자 “Dangerous!”라고 영어로. 김민성의 배팅볼 타격이 영 시원치 않자 “너, 방망이가 썩은 것 같다.”

자기 타격 연습만 해도 여력이 없을 듯한데 배팅케이지를 나가면 입으로 동료들을 격려했다. 홍성흔이기에 가능한 관록이다.

동료들은 물론 김무관 타격코치도 이젠 어지간히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김 코치는 “팀에는 세 가지 메이커가 필요하다. 연습 메이커, 라커 메이커, 게임 메이커인데 홍성흔이 와서 확실한 훈련 메이커가 생겼다”고 촌평했다.

15일 KIA전에 앞서 만난 홍성흔은 입술 아래가 터져 있었다. “피곤해서”라고 이유를 말했다.

FA 이적 첫해란 부담감에다 개막 후 타격 페이스(14일까지 타율 0.242)도 저조하다.

그렇지만 자신이 안타를 못 치더라도 팀이 이기면, 가르시아-이대호가 안타를 쳐내면 벤치에서 더 기뻐하는 홍성흔이다. 그 자신도 놀랄 만큼 빠르게 롯데에 융화되고 있었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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