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챔프 2차전 ‘현대의 힘’] 승리보다 값진 ‘앤더슨 진화’

  • 입력 2009년 4월 9일 08시 10분


‘진화론’이란 표현이 딱 어울린다.

현대캐피탈 존 앤더슨(22·미국·사진)은 김호철 감독이 장기적 안목으로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공격수. 시선은 온통 박철우에 쏠렸지만 7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8-2009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의 주인공으로 앤더슨을 꼽아도 무방할 정도였다.

‘숙적’ 삼성화재와의 승부에서 앤더슨은 총 23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의 밑거름을 놓았다. 비록 전체 포인트는 동료 박철우(33점)와 안젤코(35점·삼성)에 미치지 못했으나 충실한 수비 가담과 안정된 공격으로 김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무엇보다 한 차원 발전된 블로킹이 돋보였다. ‘거미손 듀오’ 이선규-윤봉우와 함께 가로막기 장벽을 쌓아 삼성의 공격을 무력화시켰다.

정규시즌 공격 종합에서 박철우, 안젤코의 뒤를 이어 3위를 마크한 앤더슨은 총 35경기에 출전했으나 블로킹은 39개에 그쳤다. 경기당 1개 가량 성공한 셈. 하지만 챔프 2차전에서 앤더슨은 무려 5개의 ‘신들린 듯한’ 가로막기를 선보였다. 윤봉우(7개)만 빼면 앤더슨은 가장 많은 블로킹 득점을 올렸다.

이선규도 4개에 그쳤으니 120% 실력을 발휘한 것이다. 승부를 가늠한 게 압도적인 블로킹 득점(현대 22점, 삼성 6점)에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앤더슨의 활약은 현대 쾌승의 확실한 원동력이었다.

김 감독은 “앤더슨이 공수 모든 면에서 발전하고 있다. 숀 루니보다 크게 발전할 수 있는 재목”이라며 믿음을 드러냈고, 구단 역시 앤더슨의 계약기간(2년)을 모두 채워주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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