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종료 후 17일 만에 경기를 치른 동부는 강원 태백시에서 나흘 동안 훈련하며 신선한 자연 속에서 분위기를 새롭게 끌어올렸다. 반면 KCC는 전자랜드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가는 격전을 치른 뒤 선수들에게 영양제 주사까지 맞혀가며 3일 만에 다시 코트에 나섰다.
8일 원주에서 열린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맞붙은 양 팀의 처지는 이처럼 엇갈렸다. 그래도 KCC는 끈질긴 정신력을 발휘하며 동부와 13차례 동점을 반복하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으나 뒷심 부족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가면서 동부는 거친 숨을 몰아쉬던 KCC의 수비망을 헤집고 3점슛을 집중시킨 끝에 93-84로 이겨 먼저 첫 승을 거뒀다. 2차전은 10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동부 가드 표명일(15득점)은 4쿼터까지 3점슛 8개를 시도해 1개만을 넣는 난조에 허덕였으나 연장전에서만 3점슛 3개를 넣으며 뒤늦게 해결사 노릇을 해냈다. 정규시즌 막판 부상으로 부진했던 동부 김주성은 16득점, 9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했다. 동부는 표명일(3점슛 4개) 강대협(18득점·3점슛 5개) 등을 앞세워 3점슛을 KCC보다 9개 많은 14개를 넣으며 승리의 발판으로 삼았다. 동부 전창진 감독은 “2주 동안 경기가 없다 보니 허점이 많았다. 주성이가 승진이를 잘 막았다. KCC보다 열세인 골밑 대신 외곽 공격이 잘 풀린 게 승인”이라고 말했다.
연장 초반 동부는 이광재(12득점)의 3점슛과 크리스 다니엘스(20득점)의 자유투로 5점 차로 달아난 뒤 표명일의 연속 3점포로 종료 1분 37초 전 87-80으로 앞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