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南 “北빗장 풀려면 긴장부터 풀자”

  • 입력 2009년 4월 1일 08시 13분


○대표팀 승리 코드는 여유

“딱 0.5초만 더 생각해도 충분해. 늦지 않아.”

정해성 대표팀 수석코치는 31일 파주에서 마지막 훈련을 마친 뒤 박주영, 이근호, 기성용을 따로 불러 이같이 당부했다. 북한이 수비 위주로 나올 것은 자명한 일. 경기 중 몇 차례 찾아오지 않는 찬스를 살리기 위해 골 결정력이 더 없이 중요한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이 자칫 부담이라도 가질까 염려한 것. 허정무 감독이 이날 화기애애한 훈련 분위기 조성을 위해 워밍업으로 술래잡기를 택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선수들은 큰 소리로 웃어가며 술래를 잡기 위해 혹은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등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유지했다. “경기 당일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 감독이 경기 직전에는 훈련량을 줄이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게 대표팀 관계자의 전언.

이에 그치지 않았다. 허 감독은 연습게임이 끝난 뒤 조원희, 기성용에게 따로 이런 저런 조언을 하는 자상함을 보였다.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마지막에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 깊은 신뢰를 엿볼 수 있었다. 결전을 앞둔 대표팀의 마지막 훈련 분위기는 ‘비장함보다는 여유’ 바로 그것이었다.

파주|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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