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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28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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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A 씨는 골프 시즌 개막에 앞서 한 달 전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 일본 용품업체의 풀세트를 150만 원에 구입했다.
큰맘 먹고 새벽마다 칼을 갈던 그는 강훈련 탓인지 그만 7번 아이언의 샤프트가 부러져 이 업체의 국내 지사에 애프터서비스(AS)를 받으러 갔다 낭패를 봤다. 이 제품이 일본에서 정식으로 수입된 게 아니라 중국에서 불법 복제한 제품이라 AS가 불가능했던 것.
“정품이었다면 무상 AS가 가능했다”는 업체 직원의 설명에 발길을 돌린 A 씨는 중고 골프숍에서 단품 아이언을 찾느라 발품깨나 팔아야 했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정식 수입품이 아닌 병행 수입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AS가 힘든 실정이다. AS를 받더라도 정품에 비해 비싼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일본의 한 용품 업체는 보증기간이 지난 드라이버의 헤드 교체 AS 비용으로 정품은 25만 원을 받는 반면 병행 수입품은 50만 원으로 책정했다. 아예 다른 업체의 드라이버를 새로 구입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병행 수입이라고 AS를 안 해줄 수는 없지만 일본 기준을 적용하고 물류비용 등을 감안하면 가격이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품질 차는 별로 없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덜컥 구입한 병행 수입품이 나중에는 돈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싼 게 비지떡이라고 가격이 시중보다 너무 저렴하다면 품질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최근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용품 업체들은 정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른바 정품 마케팅을 통한 단골 확보 전략이다. 정품을 매장이나 자택에서 온라인을 통해 등록하면 무상 AS 기간을 연장해 준다거나 브랜드 소식 전달, 이벤트 초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본 다이와의 온오프, G3 등을 수입하는 마스터스 인터내셔널은 이 회사 제품을 구입해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AS 기간을 2년으로 늘려주고 추첨을 통해 아이언 세트(5명), 드라이버(10명) 사은품도 증정하고 있다.
던롭 코리아는 정품 클럽을 등록하면 기본 AS 기간 1년에 1년을 연장해 주고 샤프트 교체의 경우 20% 할인, 시타 행사 초청 서비스 등을 마련했다. 캘러웨이와 핑도 비슷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코리아는 2007년 이후 출시된 정식 수입 제품의 AS 보증 기간을 2년으로 정했다.
다만 대부분 업체는 정품이고 보증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샤프트 호젤(헤드와 축을 연결한 부분)부터 5cm 이내가 아닌 부위가 절단되면 제품 결함이 아닌 사용자의 파손으로 간주해 유상으로 교환해 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