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시즌 3호 AS 기록…맨유, 리버풀에 1-4 완패

  • 입력 2009년 3월 15일 00시 20분


‘산소탱크’ 박지성(29)이 페널티킥을 유도해내며 시즌 3번째 도움을 기록했지만, 177번째 ‘장미전쟁’의 희생까진 막지 못했다.

박지성은 14일(한국시간) 영국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리벌풀과의 2008-200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에 선발출전, 후반 28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교체되기 전까지 7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 호날두와 함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박지성은 경기 초반 풀백 파트리스 에브라와 함께 왼쪽 측면을 장악하면서 조심스럽게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특히 전반 2분 만에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땅볼 크로스를 아크 서클 정면에서 날카로운 슈팅으로 이어가며 좋은 슈팅 감각을 선보이기도.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던 박지성은 전반 22분 선제 페널티킥을 유도해내며 선발로 기용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카를로스 테베즈의 스루패스를 수비수 뒷 공간으로 파고들던 박지성이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지능적인 플레이로 걸려 넘어지면서 귀중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시즌 3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순간이었다.

이후에도 박지성은 중원과 측면을 오가면서 공격 이음새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팀이 선제골을 터뜨린 뒤 곧바로 2점을 실점한 탓에 후반에는 수비적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었고, 결국 후반 28분 베르바토프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경기가 끝난 뒤 박지성은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로부터 올 시즌 최악의 평점을 부여받았다. 이 매체는 ‘페널티킥을 유도해냈다(Won Man United a penalty)’는 코멘트로 박지성을 띄웠지만, 평점은 고작 5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선제골을 넣은 호날두를 비롯해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평점 4점에 그친 것에 비하면 어느 정도 박지성의 활약이 인정된 셈. 팀 내 최고 평점(6점)을 받은 리오 퍼디낸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이었다.

박지성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리버풀에 1-4로 완패를 당하며 리그 1위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호날두의 페널티킥으로 먼저 앞서간 맨유는 6분 뒤 동점골을 허용했다. 상대 수비진에서 한 번에 넘어온 볼을 중앙 수비수 네마냐 비디치의 수비 실책이 이어지면서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한 방을 얻어맞았다.

이후 경기 주도권을 잡으며 리버풀을 몰아붙이던 맨유는 전반 42분 상대의 역습에 다시 한 번 일격을 당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쇄도하던 스티븐 제라드가 에브라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키커로 나선 제라드는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1-2로 전반을 뒤진 맨유는 후반 28분 동시에 세 명의 공격수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시켰다. 안데르손을 폴 스콜스로, 박지성을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로, 마이클 캐릭을 라이언 긱스로 교체했다.

하지만 후반 중반 비디치의 퇴장과 함께 수적 열세에 몰린 맨유는 곧바로 쐐기골을 허용하며 급격하게 무너졌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아우렐리오의 프리킥이 골네트를 갈랐다.

이렇다할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던 맨유는 결국 후반 추가시간 굴욕적인 순간을 맞았다. 상대 골키퍼가 찬 볼이 이탈리아 대표 출신 도세나에게 이어졌고, 방심하며 골문을 비웠던 반 데 사르는 곧바로 로빙슛에 네 번째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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