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하하남매’ 천하

  • 입력 2009년 3월 12일 02시 59분


하승진 222cm-138kg

초반부진 털고 ‘폭발’ 23리바운드 신기록

하은주 202cm-98kg

PO에서 진가 발휘 평균21.7득점 급상승

남매의 키를 더하면 424cm. 체중계에 함께 올라서면 236kg이다.

국내 남녀 최장신 농구 선수인 KCC 하승진(24)과 신한은행 하은주(26) 남매가 월등한 체격을 앞세워 나란히 코트를 접수하고 있다.

○ 동생은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키 222cm, 몸무게 138kg의 하승진.

미국프로농구 경험까지 있는 하승진은 시즌 초반 다소 실망스러웠다. 어깨 높이밖에 안 오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였고 자유투는 절반도 넣지 못했다. 팀 선배였던 서장훈(전자랜드)과 출전 시간 신경전까지 벌였다.

전반기(2월 1일 올스타전 이전) 28경기에서 평균 20분 출전해 8.2득점, 6.9리바운드. 자유투 성공률은 39%에 그쳐 “하승진이 잡으면 그냥 파울로 끊으면 된다”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다.

그러나 서장훈이 떠나고 출전 시간이 늘자 하승진은 점점 자신감이 붙었다. 후반기 12경기에서 평균 27분을 뛰며 13.3득점, 10.5리바운드. 약점으로 꼽히던 자유투 성공률도 56%로 올랐다. 매 경기 ‘더블더블’을 작성하는 셈이다.

하승진은 10일 역대 국내 선수 최고인 23리바운드(16득점)를 잡아내며 ‘폭발’했다. “우연히 공이 떨어지는 자리에 있었다”며 겸손함을 보였지만 프로농구의 새 역사를 쓴 날이었다.

○ 누나는 우승 보증 수표로

키 202cm, 98kg의 ‘거탑’ 하은주.

일본 샹송화장품에서 뛰던 하은주는 2007년 겨울리그부터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그가 가세한 후 신한은행은 세 번째 통합 우승을 노리고 있다.

출전 경기와 시간에 제한이 있는 하은주의 진가는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빛을 발한다. 정규 시즌 평균 8.8점에 그쳤던 득점은 신세계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1.7점으로 늘었고, 리바운드도 3.6개에서 10.3개로 치솟았다.

하은주는 “많은 경기를 뛸 수 없어 모든 실력을 플레이오프에서 보여 주려고 한다”며 웃었다.

바쁜 시즌 중에는 문자나 전화로 안부를 묻는다는 남매의 목표는 동반 우승.

하은주는 “동생과 ‘함께 우승하자’는 격려를 주고받았다”며 웃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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