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 日 전훈 SK선수들에 특강

  • 입력 2009년 2월 26일 08시 07분


챔피언끼리는 통하는 게 있었다.

SK 와이번스를 한국시리즈 2연패로 이끈 김성근(67) 감독과 여자역도 최중량급(+75kg급) 인상(140kg)·용상(186kg)·합계(326kg) 세계기록보유자 장미란(26·고양시청). 둘은 ‘인간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사실을 공감대로, 세대를 뛰어넘은 교감을 하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김 감독과 자리를 하게 된 장미란은 김 감독의 ‘인간관’에 깊은 공감을 하고, 김 감독을 존경하게 됐다. 2008한국시리즈에 장미란이 잠실구장을 찾은 것도 김 감독과 SK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전훈캠프에서 매일 저녁시간을 활용, 강의를 하고 있다. 야구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생철학을 전달함으로써 선수들에게 고된 훈련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목적.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장미란에게 깊은 감명을 받은 김 감독은 장미란에게 꾸준히 ‘특강’을 요청했다. 하지만, 역도대표팀의 훈련 일정이 문제였다. 결국, 장미란은 1월말 설휴가를 맞아 2박3일의 일정으로 일본 고지캠프를 방문했다.

장미란은 SK의 지옥훈련을 지켜보고 1월25일, 선수단 앞에 나섰다.

김 감독의 평소 강의 시간은 30분-1시간. 하지만 이 날 강의는 이례적으로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장미란은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의 실패(은메달)와 이후 힘들었던 시간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게 된 과정들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특히, SK선수들의 마음을 파고 든 것은 라이벌과 슬럼프에 대한 생각. 장미란은 “예전에는 중국선수(탕궁홍, 무솽솽)들이 못하기를 바란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내 자신이 유일한 라이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고, 고된 훈련에 녹초가 된 챔피언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또, “슬럼프는 누구나 겪는 것이기에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경험담도 큰 박수를 받았다.

SK의 최고참 조웅천(38)은 강의가 끝난 뒤, 선수단을 대표해 장미란에게 사인을 받았다. 장미란은 “2009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시면 답례로 사인볼을 건네달라”고 부탁했고, SK선수단도 챔피언수성을 다짐했다.

장미란 역시 2009고양세계선수권에서 챔피언수성을 노린다. 장미란은 김 감독에게도 “기회가 된다면, 역도 선수들에게도 좋은 말씀을 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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